노르웨이 알타의 백야 아래에서 래프팅과
하이킹을 통해 숨겨진 야생의 정취를 만끽해본다.

바라보기
북위 70도, 노르웨이 해안이 피오르와 섬, 암초들로 갈라지는 지점에 위치한 알타Alta는 북극 지역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오슬로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세계 최북단에 위치한 소도시 중 하나인 이곳은 ‘야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완벽히 새롭게 정의 내린다. 겨울 내내 북극광이 눈 덮인 언덕 위로 (마치 광란의 파티처럼) 요란하게 펼쳐지는 한편, 여름에는 한밤중 태양이 하늘을 붉게 태운다. 쇠돌고래porpoise, 참돌고래dolphin 등 다양한 종의 고래가 차가운 바다 위로 첨벙 튀어올라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 지역 원주민 사미족Sámi은 황량한 툰드라에서 순록을 몰고 다닌다. 그리고 여행자들은 거대한 킹크랩을 잡기 위해 피오르에서 낚시를 하든, 캠프파이어 모닥불의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를 듣든, 아니면 밤하늘에서 반짝거리는 별을 올려다보든, 자연의 모든 감각이 극대화된 경험을 하게 된다.
이곳의 역사는 깊고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알타 박물관에는 절벽에 새겨진 후기 석기시대의 암각화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속하는 이 추상적인 조각들과 그림 가운데 일부는 무려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사냥꾼, 어부, 순록, 엘크 등의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다.
래프팅 모험
날씨가 아무리 고약해도 비바람을 온몸으로 껴안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중시하는 노르웨이의 개념인 프리루프트슬리프friluftsliv 속에서 팩래프팅packrafting은 최고의 스릴을 선사한다. 하이커들은 가벼운 접이식 고무보트(공기팽창식)를 배낭에 넣고 다니며 여정 도중 마주치는 수로에서 자연스럽게 탐험을 시도한다. 드라이슈트와 구명조끼 그리고 헬멧만 있으면 알타에서는 초보자들도 문명을 잠시 뒤로하고 북극의 야생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모험을 떠날 수 있다.
6월부터 9월까지 한밤중에도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기온이 15℃까지 오르는 이 시기에 소리스니바Sorrisniva의 악틱 윌더니스 로지Arctic Wilderness Lodge는 연어가 풍부한 알타강을 따라 입문자를 위한 팩래프팅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이 코스는 완전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 편안하고 안전하다. 래프트를 등에 메고 하이킹을 하는 대신, 소리스니바에서는 상류의 출발 지점까지 자동차로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여행자들은 플린트블루 빛깔 강물에 뛰어들어 하류로 미끄러지듯 떠내려가며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한다.

머물기
소리스니바의 이글루 호텔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눈이 녹는 여름이 되면 24개의 객실을 갖춘 이곳의 악틱 윌더니스 로지도 이글루 호텔 못지않게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이 로지는 깔끔한 스칸디나비아풍 건축양식과 호화스러운 골조, 기분을 돋우는 알타강의 전망(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눈부신 파란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숲으로 뒤덮인 강둑 풍경)이 잘 어우러져 있다. 넉넉한 크기의 리버룸과 스위트룸은 소나무 목재로 꾸민 내부와 흰색과 황토색, 짙은 파란색의 조합, 그리고 발코니에서 바라보이는 풍경 등은 마치 자연에 보내는 찬가와도 같다.
팩래프팅과 강에서 보트 타기 외에도 이 호텔에서 제공하는 다른 여름철 액티비티에는 킹크랩 낚시와 허스키가 이끄는 수레, 하이킹, 승마 등이 있지만, 여행자 대부분이 그저 상쾌한 북극 지역의 공기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난 고요함,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 호텔에는 레스토랑이 두 곳 있는데, 제철 식재료로 정성스럽게 요리하는 고급 레스토랑 마쿠Maku와 사미족 천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라부Lavvu가 있다. 메뉴는 야생의 분위기를 풍기는데 설탕에 절여 구운 알타 연어, 비트와 버섯을 곁들인 무스 요리, 브라운 버터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클라우드베리 등 현지에서 재배하고 채집한 식재료를 한껏 뽐낸다.
여행 방법: 먼저 오슬로에 도착한 다음 알타로 이동한다. 노르웨이항공과 SAS 등의 항공편으로 대략 2시간 이내에 도착한다. 악틱 윌더니스 로지의 리버뷰 더블룸이 약 57만원부터(B&B).
sorrisniva.no, visitnorway.com
활동적인 체험 3가지
1 승마
절대 저물지 않는 한밤의 태양 아래에서 말을 타고 날것의 북극 야생 지역을 가로질러 달리다 보면 정말 짜릿한 해방감이 몰려온다. 6월에서 9월까지 소리스니바에서는 2시간 30분간의 말타기 체험을 진행하며 농장에서 마시는 커피로 마무리한다. 두 눈을 부릅뜨고 엘크를 찾아보라.
2 허스키와 함께하는 하이킹
허스키의 울부짖음은 북극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겨울에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6월부터 10월까지, 극지견을 대동한 가이드 하이킹에 동참해보자. 단검처럼 생긴 904m 높이의 할데토펜Halddetoppen 정상까지 온종일 트레킹을 하다 보면 잔물결 모양의 툰드라 지대와 숲으로 뒤덮인 언덕, 짙은 암청색 피오르 등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의 황홀한 전망이 펼쳐진다. 정상에는 1899년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북극광 관측소가 있다.
glodexplorer.no
3 킹크랩 낚시
알타 피오르의 얼음으로 뒤덮인 심층에서 다리 길이가 2m에 달하는 거대한 킹크랩을 1년 내내 잡을 수 있다. 이 괴물 같은 갑각류를 잡기 위한 반나절 동안의 보트 타기 체험은 소리스니바의 라부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식당에서는 달콤하고 육즙이 가득한 게를 레몬과 허브 향 마요네즈를 곁들여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