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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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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호

중세 건축 때문일 수도, 강가에 자리한 도시 분위기나 젊은 활기로 가득한 분위기, 혹은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맥주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언제나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도시이다. 반가운 소식은 10여 년 전만 해도 부족했던 숙소가 이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호텔이 여럿 문을 열었고, 가격을 비롯해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구시가지 중심부에 있는 숙소들은 역사적인 배경과 고풍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이며,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세련된 비노흐라디나 예술적인 분위기의 홀레쇼비체 같은 프라하의 주거 지역도 괜찮다. 어디에 머물든 대중교통으로 도심 곳곳을 누빌 수 있다.

* 기사에 명시된 모든 숙박료는 별도 언급이 없는 경우 조식이 포함되지 않은 스탠더드 더블룸 가격이다.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W 프라하 호텔
마리오트의 W 브랜드로 2024년 재개장한 아르누보 양식의 그랜드 호텔 유로파는 지난 10년간 프라하 호텔 업계에서 최대 화제였다. 정성스럽게 이루어진 리노베이션 덕분에 스테인드글라스, 샹들리에, 대리석 벽, 나무 패널 장식 등은 그대로 보존되었으며, 새롭게 들어선 스테이크하우스 카페는 무척 훌륭한 수준으로 완성되었다. 한편, 로비와 161개 객실은 W 특유의 대담한 컬러와 감각으로 꾸몄다. 온탕과 냉탕을 갖춘 사우나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으며, 루프톱 테라스에서는 프라하의 황금빛 첨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중심가인 바츨라프 광장Wenceslas Square에 위치한 덕분에 주요 관광 명소 대부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객실 투숙 약 67만원부터. marriott.com

레트로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마 셸터 프라하
도시적이고 장난기 넘치는 호텔 브랜드 마마 셸터는 1960년대 공산주의 시대 무거운 이미지의 고층 건물을 풍자적이고 재치 있는 방식으로 다채롭게 탈바꿈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미드 센추리 모던 인테리어는 건물의 각지고 단조로운 외관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공간 전체에 활기와 세련됨을 더했다. 동시에 브랜드 본연의 취지인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 제공’도 충실하게 이행한다. 총 238개 객실은 팝아트 스타일 카펫과 각진 디자인의 책상과 의자를 갖추어 순식간에 다른 시간으로 여행자를 이끈다. 로비 옆에는 게임룸이 마련되어 있고, 아침식사를 위한 테이블이 있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호텔이 위치한 홀레쇼비체Holešovice는 전통적인 도축장 지구에서 예술 지구로 탈바꿈한 프라하의 떠오르는 지역으로 호텔의 개성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객실 투숙 약 16만원부터. mamashelter.com

(위부터) 마마 펜트하우스, 마마 셸터 프라하. 부다바 호텔의 슈피리어룸.
(왼쪽부터) 마마 셸터 프라하에서 제공하는 ‘낫 소 올드 쿠반 Not So Old Cuban’ 칵테일. 아시아풍 퓨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부다바

우아함을 합리적인 가격에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호텔 클라로프 프라하
호텔 뒤편에 마련된 조용한 정원은 커피 한잔을 즐기기에 제격으로, 이 부티크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여러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호텔의 위치도 장점 중 하나인데 프라하성으로 이어지는 계단 맞은편 말라 스트라나Malá Strana의 한적한 구석에 자리해 구시가지에서도 다리 하나만 건너면 도착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884년에 지어진 건물로 로비에 장식된 크리스털 샹들리에 덕분에 세기말 유럽 특유의 우아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객실마다 프라하에서 공연한 적 있는 유명 뮤지션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셰어부터 엘튼 존까지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바로 객실 자체다. 자연광이 가득 들어오는 실내 공간, 창밖으로는 프라하성과 성니콜라스 성당의 청록색 바로크 돔이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 투숙 약 17만원부터, 조식 포함. klarov.astenhotels.com

쾌락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부다바 호텔
불상과 용으로 꾸며진 이곳의 인테리어는 신비로운 사원이기보다는 쾌락의 궁전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이 35개 객실의 부티크 호텔은 관능적이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테마로 하고 있으며, 고풍스러운 아르누보 타운하우스를 개조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구시가지의 한적한 구석에 자리한 호텔로 들어서면 부드러운 가죽 소파와 벨벳 커튼, 화려한 타일로 장식된 독립형 욕조, 샴페인 병이 가득한 미니바가 갖춰진 객실이 기다리고 있다. 스파에는 증기욕과 마사지룸이 마련되어 피로를 말끔히 날릴 수 있으며 아침식사는 오후 1시까지 느긋하게 즐길 수 있어 여행의 여유로움이 극대화된다. 온종일 자갈길을 걷느라 지쳤다면 이보다 더 편안한 휴식처는 찾기 어려울 듯하다.
객실 투숙 약 36만원부터. buddhabarhotelprague.com

더 마네스의 로비.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이들에게
더 마네스
강 근처에 위치한 50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19세기 체코 풍경화가 요제프 마네스Josef Mánes의 이름을 따왔지만, 실질적인 영감은 이탈리아 초현실주의 예술가 피에로 포르나세티Piero Fornasetti에서 비롯된 듯 보인다. 그의 시그너처인 흑백 장식 접시들이 입구 홀을 장식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라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호텔 전체에 반영된 모습에서 추측이 가능하다. 호텔은 신고전주의풍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건물로 고전적인 미감을 지녔으며, 로비는 추상적인 샹들리에가 걸린 어두운 도서관 스타일로 예술적이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은 차분한 회색 톤을 기본 색조로 하고 알록달록한 쿠션과 블랭킷으로 생기를 더해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
객실 투숙 약 24만원부터. themanes.cz

합리적인 가격에 스타일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미스 소피스 다운타운
현지의 소규모 호텔 체인 중 하나인 미스 소피스 다운타운은 젊고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다. 호텔은 두 건물로 나뉘어 있는데, 안뜰에 자리한 ‘모던’ 윙은 천장 조명과 노출된 금속 장식으로 꾸민 깔끔하고 인더스트리얼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반면 ‘히스토릭’ 건물은 프라하 중앙역 바로 맞은편이라는 입지를 살려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이다. 히스토릭 건물 객실에는 페르시아풍 블랭킷과 대지를 떠올리게 하는 색감의 패브릭이 벽면을 장식해 고풍스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중심가에 위치해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객실 투숙 약 20만원부터, 조식 포함. miss-sophies.com

건축미를 중시하는 이들에게
호텔 요제프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체코 출신 건축가 에바 이르지츠나Eva Jiřičná의 작품인 호텔 요제프는 유리와 강철을 활용한 그녀 특유의 설계를 통해 밝고 가벼운 미감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감각은 로비와 바부터 109개 객실에 이르기까지 호텔 전반에 걸쳐 구현되어 있다. 여유가 된다면 꼭대기 층 스위트룸을 과감히 선택해볼 것. 발코니와 천장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는 전면 창, 그리고 구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무척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꾸민 실내는 따뜻한 감촉의 직물과 석회석 포인트로 부드러움을 더했고, 마르셀 브로이어의 튜블러 체어 같은 가구로 품격 있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객실 투숙 약 32만원부터. hoteljosef.com

미니멀리스트에게
보호
호텔 프라하
57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랜드마크인 파우더 타워Powder Tower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은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감돈다. 성수기의 북적이는 도시 속에서도 보호 호텔만의 섬세하게 설계된 공간이 여행의 긴장을 덜어준다. 객실은 뉴트럴 톤의 색감과 밝은 원목으로 꾸미고 대형 도시 사진으로 생기를 더했다. 겨울에는 벽난로가 따뜻하게 불을 밝히는 로비 옆 도서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매일 열리는 인하우스 와인 테이스팅에서 현지 와인을 맛보고, 대리석으로 마감된 지하 수영장에서 유유자적해보기를 추천한다.
객실 투숙 약 39만원부터. hotelbohoprague.com

(왼쪽부터) 호텔 레지던스 아그네스의 아트리움 스타일 로비. 호텔 안나의 객실은 단순하지만 우아하다.

친절한 서비스를 중시한다면
호텔 레지던스 아그네스
구시가지 광장에서 도보로 쉽게 접근 가능한 21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투숙객이 마치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차역 무료 픽업 서비스나 강을 건너 프라하성까지 차량으로 데려다주는 배려 있는 서비스 등 인상적인 디테일이 돋보인다. ‘레지던스’라는 이름처럼 호텔은 고급스럽게 리노베이션된 타운하우스에 자리며, 로비와 조식 공간에는 우아한 아트리움 천장이 펼쳐져 있다. 이 건물은 한때 인근 13세기 성 아그네스 수도원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현재 그 수도원은 프라하 국립미술관의 중세 미술 컬렉션이 전시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객실은 차분한 브라운 톤에 블루 톤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꼭대기 층인 4층의 객실은 규모는 조금 작지만 가성비가 좋다. 특히 405호에서는 프라하성의 전경을 살짝 감상할 수 있다고.
객실 투숙 약 32만원부터, 조식 포함. residenceagnes.com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호텔 안나
프라하 외곽의 비노흐라디Vinohrady 지역에 위치한 26개 객실을 갖춘 가족 운영 호텔로, 가로수길과 인근의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 덕분에 지역적인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숙소 중 하나로 꼽힌다.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19세기 아파트 건물을 밝고 산뜻하게 리노베이션한 곳으로, 대중교통 중심지인 ‘나메스티 미루Náměstí Míru(평화광장)’와도 바로 인접해 있다. 리에그로비 공원Riegrovy sady과 하블리체코비 공원Havlíčkovy sady 같은 아름다운 공원들도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시가지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단 세 정거장 거리이다. 객실은 우아하면서도 단정하게 꾸몄으며 장식 몰딩이나 높은 천장 등 고풍스러운 디테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은 녹음으로 둘러싸인 겨울 정원 공간에서 아침식사를 즐겨보자.
객실 투숙 약 9만원부터, 조식 포함. hotelanna.cz

 

 

글. 마크 베이커MARK BAKER
사진. 게티, 지리 리즐러, 에릭 레니엘, 아나스타시아 로마니우, 프란시스 아만다, 필립 스윈달, CPI 호텔스, 파올로 티나리, 호텔 레지던스 아그네스, 호텔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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