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농촌 마을의 여유로움과 생동감 넘치는 자연에 매료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해본다.
RAISE
손으로 길러낸 꿈

트리하우스가든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 자연을 누비며 모험하는 이야기에 매료됐던 임철오 대표는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땅을 사고 묘목을 심어 자신만의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20여 년, 무채색이던 밤나무 숲은 은청빛을 띠는 은청가문비나무와 연분홍빛 에키네시아팔리다 등으로 알록달록하게 채워졌다. “공개된 건 8%에 불과해요. 전체는 2만 평 규모이죠. 트리하우스가든은 제 꿈의 일부를 나눈 셈이에요.”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숲의 정원’, 인공 연못에 물고기가 노니는 ‘물고기 정원’, 봄이면 붉게 물드는 ‘장미 정원’ 등 머릿속에 그리던 풍경이 구체화된 모든 공간에 애착이 있지만 정원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가장 큰 목표는 트리하우스를 짓는 것이었다고 한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나타나는 아늑한 오두막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원의 전경은 한참 동안 시선을 붙든다. 트리하우스에서 돌아가는 길에는 자작나무 숲을 지나서 가보자. 여름에는 그늘 덕에 시원하고, 눈 내리는 겨울엔 운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트리하우스가든
충북 괴산군 불정면 한불로 1216
Do it.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다면 꼬마정원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교육 자격증을 보유한 아내 홍정의 씨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식물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며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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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즐거움을 나누다

괴산군 칠성면에 위치한 칠성시장은 과거 장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테지만 인구 감소와 함께 점포가 점차 문을 닫으며 서서히 활기를 잃어갔다. 하지만 시골 마을 특유의 한적한 분위기에 매료된 청년들이 빈 점포에 하나둘 터를 잡기 시작하면서 이곳에 새로운 생명력이 깃들기 시작했다. 서울 경리단길에서 이름을 따오고 이 지역 이름인 ‘칠성면’과 괴산의 특산물인 고추(칠리)를 결합해 ‘칠리단길’이라고 이름 붙인 이 골목에 수공예품 공방, 분위기 좋은 와인 바, 자그마한 독립 서점 등이 생겨났다. 골목 끝자락에 자리한 로컬즈는 여행자들을 괴산 지역으로 안내하는 여행사이자 칠리단길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카페다.
처음엔 괴산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온라인 사이트로 시작했지만 운영하다 보니 여행자들이 지역 수공예품과 로컬 상품을 직접 보고 다음 행선지를 정할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단다. 매장 한쪽에는 김기돈 대표가 직접 내린 더치커피를 비롯해 이 지역 양봉장에서 채밀한 꿀, 3대를 이어온 대장장이가 만든 전통 농기구 등을 판매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물건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오늘의 여행 루트가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진다.
로컬즈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로3길 21
Do it. 로컬즈의 장식된 테라리움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칠리단길의 소소리움으로 가보자. 산막이옛길, 청인약방 등 괴산 지역의 명소 미니어처를 이용한 테라리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SOW
싹을 틔운 문화의 씨앗

지역 특산물인 인삼과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 전체 수입의 약 65%를 농사가 차지하는 청천면. 한 가정집 마당에서 한때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 농산물을 보관하던 비닐하우스 자리에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주는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들어섰다. 문학 도서는 물론 철학, 사회과학서까지 알차게 채워진 문화잇다를 천정한 대표는 ‘문화 사랑방’이라 소개한다. 그의 말처럼 이곳은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자 독서 모임이 열리는 살롱이며, 낭독극과 공연이 펼쳐지는 작은 무대가 된다. 로컬 잡지 〈툭TOOK〉을 발행해 괴산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퍼트리기도 한다. 출판사에서 20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문화기획자인 아내, 괴산 지역의 문화 콘텐츠 사업자들과 협력해 만든 잡지로, 괴산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초에 발행한 3호는 특별히 괴산에서 태어난 홍명희를 기리는 홍명희 문학제 30주년을 기념한 ‘임꺽정 특집호’로 꾸몄다. 이 외에도 괴산으로 귀농한 버스 운전기사와 함께 에세이 〈나는 괴산의 시골 버스 기사입니다〉를 제작하거나 마당극 전문 극단 큰돌과 함께 회복을 주제로 한 연극 〈찔레꽃〉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매체로 괴산의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문화잇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청천10길 4
Do it. 오는 9월, 문화잇다의 출판물을 다른 지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9월 20일 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 열릴 중부내륙산간북페어는 괴산은 물론 충주, 제천, 금산, 원주까지 중부 내륙 산간 지방의 서점들이 모여 진행한다.
HARVEST
농부의 삶을 경험하다

제철 맞은 옥수수가 무성하게 매달려 있고 아직 초록빛 토마토는 뜨거운 햇살 아래 익어가는 중이다. 자연의 생명력이 가득한 이 풍경 한가운데 농촌의 삶을 소개하는 카페 뭐하농하우스가 자리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천장에 닿을 듯한 백송나무와 유칼립투스, 무성한 허브들이 중앙에 자리해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식물이 뿌리내린 흙바닥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원래부터 땅이었던 곳이다. “풀과 나무가 깊게 뿌리내리고 높이 자랄 수 있도록 건물을 지을 때 가운데 공간을 비워둔 채 디귿 형태로 지었어요.” 9년 전 아버지의 고향으로 내려와 농사를 시작한 이지현 대표는 ‘농촌에서 뭐 하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뭐하농하우스를 만들었다.
농사에 관련된 책이 있는 도서관과 수확한 농산물로 요리할 수 있는 주방이 있으며, 농부에게 직접 농작물 이야기를 듣는 도슨트 프로그램, 마음에 드는 허브를 화분에 심어 가져가는 체험 등도 진행한다. 체험을 마친 뒤엔 자연의 맛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감정 리추얼 드링크’를 음미해 보는 것도 좋다. 허브와 채소를 활용해 회복·안정·생기·편안 네 가지 감정을 담아낸다. 매실청과 민트를 블렌딩한 ‘편안’을 한 모금 마시니 상큼한 매실과 시원한 민트 향에 속은 물론 기분까지 편안해진다.
뭐하농하우스
충북 괴산군 감물면 충민로 694-5
Do it. 괴산 지역 농부의 삶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뭐하농하우스의 연간 멤버십인 ‘농라이프 정기모임’에 참가해보자. 밭에서 농산물을 직접 기르고 계절별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