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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가 울리는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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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호

121년 이민사에 음악으로 헌사를 바치다.

1902년 12월 22일, 100여 명의 선조가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22일의 고단한 항해 끝에 하와이 호놀룰루항 7번 부두에 도착했다. 바로 우리 이민 역사의 시작점이다. 방대한 조사와 철저한 고증으로 탄생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와이 연가〉는 하와이 이민사의 주요 사건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역사를 이루는 개개인의 삶을 비춘다. 열일곱 나이에 신랑감의 사진만 보고 결혼을 결심해 하와이에 간 사진신부 ‘임옥순’, 한센병으로 몰로카이섬의 칼라우파파에 격리된 채 쓸쓸한 죽음을 맞아야 했던 ‘김춘석’의 이야기 등이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선율 속에서 되살아난다.

그래미상을 받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이그나스 장Ignace Jang, 하와이 카메하메하 왕족의 후손으로 문화예술계의 거장인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Keola Beamer가 직접 연주한 감동적인 음악은 희미해지고 있는 역사에 또랑또랑한 힘을 부여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되어 미국으로 입양된 어머니를 두었으며, 이그나스 장은 부모님이 프랑스로 이민을 떠나 그곳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이진영 감독 역시 2004년 하와이로 이주해 살고 있다고. 한인 디아스포라를 형성하는 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널리 알리자는 한마음 한뜻으로 분투했다.

하와이로 이민을 간 선조들이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모은 돈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일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연대기 사이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을지. 이를 기억하고 추념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PLAY LIST
음악가들이 직접 연주한 곡은 모두 영화를 위해 새롭게 편곡되었다. 연주가 촬영된 장소를 그 음악과 함께 안내한다.

첫 번째 이야기: 그들의 발자취
희망가 – 하와이 초기 이민자들의 넋이 잠든 푸우이키 묘지Pu‘uiki Cemetery
봄이 오면 – 사면이 물로 둘러싸여 다민족, 다문화를 상징하는 하와이주 정부청사Hawai‘i State Capitol
상록수 – 2022년 환태평양훈련(RIMPAC) 을 위해 진주만에 입항한 대한민국 해군의 마라도함

두 번째 이야기: 할머니의 놋그릇
대니보이 – 1912년 임옥순이 도착한 쿨리오우오우 해변Kuli‘ou‘ou Beach
오빠생각 – 임옥순이 손자와 자주 시간을 보낸 곳으로 현재는 식물원인 호오말루히아 보태니컬 가든Ho‘omaluhia Botanical Garden
어메이징 아리랑 – 임옥순이 묻힌 누우아누 추모공원Nu‘uanu Memorial Park

세 번째 이야기: 칼라우파파의 눈물
저 구름 따라 집으로 – 김춘석을 비롯해 1000여 명의 영혼이 안식을 취하고 있으며 고인의 고향과 종교에 따라 구역이 나누어진 파팔로아 묘지, 칼라우파파 국립역사공원Papaloa Cemetery, Kalaupapa National Historical Park
알로아 오에Aloha ‘Oe – 1866년 첫 한센병 환자들이 도착한 칼라와오Kalawao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조수미의 The Water Is Wide. 

 

글. 김민주
사진. 나우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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