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탈리아풍 건축물과 이국적인 숲,
아름다운 절경의 강 하구 풍경이 어우러져
웨일스에서 가장 매혹적인 마을이 탄생했다
영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마을은 아마도 포트메리온Portmeirion일 것이다. 이 동화 같은 마을에는 아담한 파스텔 톤 가옥과 하늘로 높이 솟은 첨탑, 클래식한 조각상이 어우러져 있다. 마치 이탈리아의 리비에라를 웨일스 북쪽 해안에 옮겨 놓은 것만 같다. 포트메리온은 아마추어 건축가 클로프 윌리엄스-엘리스Clough Williams-Ellis 경의 인생이 담긴 프로젝트로, 1925년부터 1975년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완성됐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아니라, 건축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다움을 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결과물은 다채롭고도 이질적인 매력을 풍긴다. 마을의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곳곳에는 바로크와 고딕 양식, 아기자기한 감각이 더해져 있다. 마을 주변의 환경 또한 그림과 같다. 포트메리온은 두위리드강River Dwyryd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내려다보는 절벽에 자리해 마을 어디에서나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마을을 둘러싼 구일트Gwyllt 숲에는 이 지역의 온화한 미기후 덕에 이국적인 거대한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마을에서 하루 머무를 수 있나요?
숙박이 가능한데 한번쯤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포트메리온에는 상주하는 주민이 없으며, 당일치기로 방문한 여행자는 여름에는 오후 6시 30분까지, 겨울에는 오후 5시 30분까지 모두 떠나야 한다. 그 이후로는 숙박객만이 조용한 마을에 남아서 땅이 황금빛 노을로 물드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포트메리온 호텔 테라스에서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모래언덕과 두위리드강 하구의 해안 동굴이 석양에 물드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하다.
아르데코풍으로 설계된 호텔의 호화로운 모습은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화장실, 분위기 좋은 바와 레스토랑에서 잘 드러난다. 야외에는 온수 수영장도 마련되어 있다. 또 다른 숙박 시설로는 중세의 성채를 본뜬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스텔 데이드레이스Castell Deudraeth가 있다. 요새를 닮은 성벽에는 스위트룸과 일반 객실이 있는데, 현지산 오크 목재와 점판암으로 마감되어 있다. 만약 가장 아늑한 숙박 시설을 찾는다면 마을 곳곳 독특한 건물을 객실로 개조한 빌리지 룸과 독채 오두막을 추천한다.
포트메리온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는?
첫 번째로 추천하는 것은 건축 워킹 투어다. 포트메리온에서 촬영된 1960년대 SF 드라마 〈더 프리즈너〉의 팬이라면 촬영지를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바로크 양식의 캄파닐 벨 타워Campanile Bell Tower, 헤라클레스 그림 벽화가 그려진 둥근 천장이 인상적인 타운 홀Town Hall 등이 대표적이다. 마을 못지않게 매력적인 곳은 인근의 이 구일트 삼림지대Y Gwyllt Woodlands다. 아열대림인 이곳에는 30km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붉은 꽃잎의 히말라야 철쭉과 잎이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다. 숲속 깊은 곳에는 고요한 분위기의 일본풍 정원과 애견 묘지도 자리한다. 이 묘지는 오래전 빅토리아 시대의 저택인 아버 이아Aber Iâ에 살았던 아들레이드 헤이그Adeladie Haig의 애완견들이 묻혀 있다. 마을과 숲을 벗어나면 두위리드 강어귀가 나타난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래언덕과 황금빛 해변은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파도가 강한 편이니 수영은 하지 말도록.
어디서 식사하면 좋을까요?
마을 안에 웨일스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훌륭한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다. 식당은 음식과 함께 포트메리온의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특별한 경험도 선사한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은 포트메리온 호텔 안에 있는 더 다이닝 룸The Dining Room이다. 점심과 저녁 식사는 물론 애프터눈 티도 제공한다. 웨일스식 양고기 요리가 대표 메뉴이며, 해안에서 채집한 해조류로 만든 전통 음식인 해초빵laverbread도 주문할 수 있다. 레스토랑은 하구를 내려다보고 있으며, 바로 옆에는 마을의 랜드마크인 윌리엄스-엘리스 경이 소유했던 배 아미스 리유니스Amis Reunis가 있다. 이는 인근 해안 모래톱에 좌초된 그의 무역용 목선을 재현한 것이다. 또 다른 눈여겨볼 만한 식당은 마을 입구에 있는 브라세리 앳 캐슬 데우드레스Brasserie at Castell Deudraeth다. 이곳의 분위기는 한결 캐주얼하지만, 더 다이닝 룸과 흡사하게 유럽과 웨일스 요리를 접목한 메뉴를 내놓는다. 숙성한 발라 지역의 소고기, 신선한 앵글시섬Anglesey 굴, 파이처럼 구워낸 민물 송어, 현지산 홍합을 쪄 감자튀김과 곁들여 내는 물 프리트moules frites가 대표적이다. 좀 더 가벼운 선택지로는 이탈리아식 카페인 카피 글라스Caffi Glas와 카피르 에인절Caffi’r Angle 젤라토가 있다. 이곳은 솔티드 캐러멜 맛이 가장 인기다.
“4046m² 규모의 곶 주변을 산책해보세요.
130년 된 철쭉이 피어난 탱글우드Tanglewood는
영화 <해리 포터>의 세트장을 연상시키죠.”
- 뮤리그 존스Meurig Jones, 포트메리온 로케이션 매니저
여행 방법: 포트메리온은 무료 주차장이 있어 차를 타고 가기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런던, 버밍엄, 맨체스터에서 기차를 타고 뱅고르Bangor 기차역까지 간 뒤 버스를 타고 2시간을 가거나, 택시를 타고 50분간 이동해 포트메리온에 닿을 수 있다. 포트메리온 호텔은 1박에 조식 포함 약 51만원부터이며, 카스텔 데이드레이스는 약 46만원, 빌리지 룸스는 약 46만원부터이다.
portmeirion.wa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