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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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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호

운하가 흐르는 매력적인 도시 암스테르담은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아늑한 펍과 비밀스러운 박물관 역시 그에 못지않은 매력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폭이 유난히 좁은 것으로 유명한 암스테르담의 타운하우스.

암스테르담에 잠시만 머물러도 네덜란드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금세 알 수 있다. 화창한 날이면 동화 속 과자집을 닮은 타운하우스 사이로 자전거의 행렬이 쉼 없이 이어져 마치 도시 전체가 두 바퀴로 움직이는 듯하다. 현지인들이 ‘야외 거실’처럼 여기는 공원에서는 연극 공연과 음악 축제가 펼쳐지는가 하면 생기 넘치는 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물가의 테라스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주변 주택에는 화사한 접시꽃이 활짝 피어 있다. 그러나 실내로 들어서면 한층 아늑하고 은밀한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희미한 조명이 내려앉은 브라운 카페에서는 현지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유서 깊은 교회는 뜻밖의 음악 공연장을 품고 있다. 웅장한 17세기 저택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비밀이 숨어 있다. 이것이 바로 활기 너머 존재하는 은밀한 암스테르담이다.

 


❶ 야외에서


암스테르담 자전거로 달리기
자전거는 암스테르담을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옐로 바이크에서 자전거를 빌린 뒤 자체 가이드 방식의 ‘암스테르담 노르트 투어’ 앱을 깔고 NDSM 부두로 향해보자. 에이강 유역에 자리한 NDSM 부두는 오래된 조선소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조선소가 처음 문을 닫았을 당시 예술가들이 이곳을 점거했고 그렇게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장소에서는 지금도 인상적인 거리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자전거 여행 중 잠시 쉬어 가고 싶다면 카페와 바, 레스토랑을 겸하는 플렉에 들러보자. 거대한 미러볼 너머로 모래사장이 펼쳐지는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yellowbike.nl, pllek.nl

튤립 농장 둘러보기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색의 줄무늬를 이루는 네덜란드의 튤립밭은 3월 말부터 5월까지 절정을 맞는다. 쾨켄호프 정원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층 호젓한 경험을 원한다면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데 튈페레이 농장으로 향하자. 얀서Jansze 가문이 여러 세대에 걸쳐 운영해온 이곳에서는 꽃밭 사이를 걷거나 튤립을 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얀서 가문의 일원이 이끄는 투어에 참여하면 네덜란드 튤립 재배의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detulperij.nl

도심 속 야외 수영 즐기기
마리네테레인 역시 원래는 조선소였다. 17세기에 건설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사용했던 이곳에는 오늘날 나무로 둘러싸인 평온한 수역으로 이어지는 긴 수상 산책로가 놓여 있다. 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며 네덜란드 국립해양박물관을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수질은 정기적으로 검사하며, 수영이 내키지 않는다면 스탠드업 패들보드를 빌려도 좋다.
marineterrein.nl

이주민의 배를 타고 운하 여행하기
수많은 유람선이 오가는 암스테르담에서도 레데레이 람페두사의 운하 투어는 특별하다. 시리아와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이집트, 네덜란드에 뿌리를 둔 선원들이 과거 이주민을 실어 나르던 배에 여행자를 태우고 운하를 안내한다. 화사한 색으로 새롭게 단장한 배들은 과거 밀입국 알선업자들에게 버려졌지만, 이제는 암스테르담의 이야기꾼들과 함께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는 유람선이 됐다. 투어에서는 수 세기에 걸친 이주의 역사를 통해 암스테르담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들을 수 있다.
rederijlampedusa.nl

(위부터) 렘 에일란트의 칵테일. 많은 현지인이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오간다.

❷ 실내에서


비밀 교회 방문하기
암스테르담의 수많은 비밀 공간 중에서도 ‘다락방에서 만나는 우리 주님 박물관’은 단연 인상적이다. 17세기 상인의 저택으로 들어서면 당시 양식의 가구로 꾸민 생활 공간과 그 사이를 미로처럼 연결하는 좁은 통로가 이어진다. 가장 놀라운 공간은 최상층에 숨어 있다. 이곳에는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비밀 교회가 숨어 있다. 가톨릭 예배가 공개적으로 금지되면서 사람들이 은밀하게 미사를 올릴 방법을 찾아야 했던 시대의 흔적이다.
opsolder.nl

브라운 카페에서 맥주 한잔하기
암스테르담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헤젤러흐gezellig(아늑하고 정겨운)’한 순간 중 하나는 도시의 전통적인 브라운 카페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브라운 카페라는 이름은 수 세기 동안 담배 연기에 그을린 어두운 목재 패널 인테리어에서 유래했다. 요르단 지구의 블룸스트라트Bloemstraat에 자리한 카페 크리스는 1624년에 문을 연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오래된 브라운 카페로 알려져 있다. 렘브란트가 맥주 한잔을 마시러 들렀을 법한 분위기의 장소다.

해적 라디오 방송국에서 식사하기
본래 석유 시추 시설이었던 렘 에일란트REM Eiland는 1964년 해적 라디오 방송국 ‘라디오 노르트제’의 본거지가 됐다. 이 금속 구조물은 이후 당국에 몰수돼 해체된 뒤 암스테르담 하우트하번Houthaven 항구 지역에 다시 세워졌다. 우주 시대를 연상시키는 건물은 오늘날 독창적인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랑구스틴 리소토와 말차 퓌레를 곁들인 농어 요리 등이 대표적이다. 위층에는 칵테일 바가 있으며, 옥상 바에서는 라즈베리빛으로 물드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rem.amsterdam

파라디소에서 공연 관람하기
1960년대 후반, 사용하지 않던 19세기 교회를 히피들이 점거했다. 이들은 경찰과 여러 차례 충돌한 끝에 이곳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1500석 규모의 ‘코스믹 릴랙세이션 센터 파라디소’는 1968년에 문을 열었다. 오늘날 ‘파라디소’로 불리는 이 공연장에는 핑크플로이드와 너바나를 비롯한 유명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2026년에는 벨 앤 세바스찬 등이 스테인드글라스 아래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paradiso.nl

암스테르담의 브라운 카페 중 하나인 카페 크리스에서 술을 즐기는 모습.

반항의 도시
빈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하는 ‘스쾃squat’에 관대한 태도는 1960년대부터 암스테르담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해왔다. 2010년 스쾃이 범죄로 규정됐지만, 점거됐던 공간 중 상당수는 도시의 영구적인 문화 시설로 자리 잡았다. 옛 영화학교 건물을 활용한 OT301도 그중 하나다. 문화와 지역 공동체를 위한 복합 공간으로, 지금은 영화관과 갤러리, 카페, 음악 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글. ABIGAIL BLASI
사진. GETTY, AWL IMAGES, REM EILAND, FRANSISCA ANGELA, REBEKKA M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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