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LORE THE WORLD
TAKE TWO
보스턴
FOLLOW US :
2026년 11월호

야구 챔피언과 18세기 혁명가들의 도시. 매사추세츠주의 주도 보스턴은 세계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보스턴이 스포츠의 유산에 자부심을 갖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타이틀 타운Title Town’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 도시에는 전설적인 경기장도 여럿 자리한다. 그중 하나가 미국에서 현재까지 운영 중인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야구장 펜웨이 파크Fenway Park다. 올해 열린 월드컵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일곱 경기가 보스턴에서 펼쳐졌다. 그렇다면 경기장 너머의 보스턴은 어떤 모습일까? 올여름 이 도시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했다. 다운타운의 선술집에서는 한때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격렬한 토론이 오갔고, 반짝이는 스카이라인 아래에는 미국 독립 혁명의 중요한 장소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보스턴 차 사건의 거점이었던 올드 사우스 미팅 하우스Old South Meeting House와 폴 리비어 하우스Paul Revere House가 대표적이다. 후자는 보스턴의 저명한 독립운동가 폴 리비어Paul Revere가 살던 집이다. 1775년 4월, 그가 한밤중 말을 달려 영국군의 진격을 알렸고, 뒤이어 독립전쟁의 분수령이 된 렉싱턴·콩코드 전투가 벌어졌다. 물론 스포츠와 역사적 명소를 찾는 사람들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두 분야 모두 보스턴이 지닌 매력 중 하나로 통한다. 바로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능력이다.

(위부터 시계 방향) 보스턴의 유서 깊은 붉은 벽돌 건물들을 따라 이어지는 프리덤 트레일. 브루클라인에 있는 존 F. 케네디의 생가. 보스턴 퍼블릭 가든의 잔디밭을 내려다보는 조지 워싱턴 동상.

❶ HISTORY


자유를 따라 걷다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은 미국 독립전쟁과 관련된 유적지를 잇는 약 4km 길이의 붉은 벽돌 길이다. 보스턴 코먼 방문자 센터Boston Common Visitor Center에서 출발해 독립전쟁 최초의 주요 전투를 기리는 벙커힐 기념탑Bunker Hill Monument까지 걸어보자. 잠시 트레일을 벗어나 금융지구Financial District의 윈스럽 레인Winthrop Lane으로 향하면 한층 유쾌한 보스턴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바닥에 박힌 청동 벽돌에는 도시의 조정 클럽부터 악명 높을 정도로 거친 보스턴 운전자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thefreedomtrail.org

차를 던져라
보스턴 차 사건 선박 & 박물관Boston Tea Party Ships & Museum에서는 역사의 한 장면을 직접 재현해볼 수 있다. 바로 영국산 차 상자를 보스턴 항구에 던졌던 상징적인 사건이다. 당시 복장을 갖춰 입은 배우의 안내를 받아 복원된 범선에 오른 뒤 시위가 벌어졌던 바로 그 바다에 복제품 차 상자를 힘껏 던진다. 이때 “후자Huzzah!”라는 우렁찬 함성이 함께 울려 퍼진다.
bostonteapartyship.com

JFK의 보스턴을 찾아서
보스턴 곳곳에는 이 도시가 낳은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인 존 F. 케네디의 흔적이 남아 있다. 녹음이 우거진 브루클라인Brookline에 자리한 그의 어린 시절 집도 그중 하나다. 좀 더 사적인 흔적을 만나고 싶다면 케네디가 즐겨 찾던 유니언 스트리트Union Street의 유니언 오이스터 하우스로 향해보자. 버건디색 벽돌 건물에 자리한 이곳에서 그가 특히 좋아했던 18번 부스를 예약하고, 케네디가 일요일자 신문을 읽으며 즐겨 먹었다는 랍스터 스튜를 맛보자.
nps.gov, unionoysterhouse.com

혁명의 예술을 만나다
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에 새롭게 문을 연 ‘아트 오브 디 아메리카스Art of the Americas’ 갤러리는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18세기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약 400점에 이르는 컬렉션 가운데 눈여겨볼 작품으로는 조지 워싱턴을 극적으로 묘사한 토머스 설리Thomas Sully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며The Passage of the Delaware〉와 아이티 독립전쟁에 경의를 표하는 앙드레 피에르André Pierre의 〈기니 영혼들의 귀환Retour Des Esprits Guinen〉 등이 있다. 
mfa.org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을 향해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를 달리는 참가자들.

❷ SPORT


힘차게 결승선을 향해
매년 4월, 보스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마라톤 대회 가운데 하나가 열린다. 실제 대회 참가권을 얻는 것도 악명 높을 정도로 어렵지만, 다행히 1년 내내 마라톤의 열기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투어가 마련되어 있다. 그중 ‘런 보스턴Run Boston’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가이드와 함께 실제 마라톤 코스 중 약 4.8km를 달리며 도중에 주요 명소에 멈춰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tourbostonsports.com

펜웨이로 성지 순례를 떠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야구장인 펜웨이 파크는 웅장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친밀한 분위기를 지녔다. 이곳에서 직접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볼 만한 경험이다. 시즌은 3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며, 경기 당일에는 경기 시작 90분 전부터 E 게이트에서 저렴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60분간 진행되는 공식 투어에 참여하면 이 유서 깊은 야구장에서 펼쳐진 역사적인 순간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thefenway.com

스포츠의 역사 속으로
보스턴에서 스포츠에 대한 열광적인 면모는 거의 하나의 종교에 가까운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 뮤지엄The Sports Museum에는 약 800m에 걸쳐 전시가 이어지며 보스턴의 유구한 스포츠 역사를 들려준다. 박물관은 보스턴 셀틱스Boston Celtics 농구팀과 보스턴 브루인스Boston Bruins 아이스하키팀의 홈구장인 TD가든 안에 자리한다. 전설적인 복싱 선수부터 NFL 왕조를 이룬 팀들까지, 보스턴 스포츠의 다채로운 역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sportsmuseum.org

밴시에서 목청껏 응원하다
스포츠 바 가운데서도 더 밴시The Banshee는 단연 독보적이다. 보스턴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스포츠 바로, NFL부터 게일릭 풋볼Gaelic football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온갖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모여든다. 때로는 이른 아침 6시부터 응원의 열기가 시작된다. 현지인들이 ‘닷Dot’이라고 부르는 도체스터 지역 한편에 숨어 있는 이곳은 떠들썩하면서도 누구든 반갑게 맞아주는 분위기로 유명하다. 맥주 종류도 다양하며 뉴잉글랜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피들헤드Fiddlehead도 맛볼 수 있다.
bansheeboston.com

유명한 붉은 좌석이 자리한 펜웨이 파크 야구장.

 

글. JONATHAN THOMPSON
사진. ALAMY, GETTY, AWL IMAGES
RELATED
TRAVEL WITH PASSION AND PURP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