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맞닿은 작은 어촌 마을, 아카풀코의 물결 위에서
삶과 자연은 매일 같은 장면을 되풀이한다.
이 사진은 20여 년 전,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아카풀코Acapulco에 자리한 한 어촌 마을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처음엔 석호의 고요한 풍경에 이끌려 물가에서 사진을 찍곤 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이 물 위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어부들의 일상, 그리고 그 곁을 맴도는 왜가리들의 고요한 아름다움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이제 나는 물과 거의 같은 높이에서 촬영을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이 풍경 속으로 온전히 스며든 채로, 물속에 잠긴 듯한 극적인 몰입감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는 동트기 전, 어스름한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밤새 고기를 잡고 돌아오는 어부들의 귀환을 담기 위해서다. 그들을 함께 맞이해주는 것은 왜가리들의 화려한 날갯짓이다. 녀석들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물 위를 응시하며 하루의 첫 끼니를 기다린다.
* 이 사진은 2023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자연/동물/반려동물 부문 프로페셔널 2위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