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다리가 안개 속에서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그 순간,
샌프란시스코의 풍경은 마치 신화 속 장면처럼 빛났다.

샌프란시스코의 안개는 예고 없이 찾아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래서 이런 장면을 마주하는 일은 더욱 특별하다. 극적인 기상 조건을 예측하는 베이 에어리어 사진 커뮤니티 ‘에스케이프Escaype’의 일기예보 덕분에 그날 아침이 특별한 순간을 선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았다. 망설임 없이 헬리콥터를 예약하고 새벽녘 하늘로 올랐다.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길 기대하면서. 잠시 후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고개를 내밀자 뜨스한 빛이 안개를 뚫고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베이 브리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사진은 ‘2024 국제사진상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 건축 부문에서 2위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