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의 산수유는
그 빛깔마저도 봄기운이 넘쳐난다.
희망찬 노오란 꽃잎이 물결치는
구례 산동의 산수유마을에서
그 기운을 받아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따뜻한 햇살 아래, 농부는 산수유꽃 그늘에 몸을 맡긴 채 밭을 일군다. 삽날에 전해지는 흙의 감촉만으로도 겨우내 땅이 어떻게 숨 쉬어 왔는지 알 수 있다. 검붉은 밭은 그 대답이다. 지리산 일대에서 발원해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서시천이 오랜 시간 마을을 관통하며 토지에 풍부한 수분을 남겼고, 그 물길 위에 마을 사람들의 삶이 이어져 왔다.
산수유가 만발한 봄날,
어미 소와 송아지는 숲속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낸다.
연둣빛으로 막 돋아난 풀잎은 부드럽고,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따뜻하다.
평화롭다. 아, 봄날이다.
산골짜기 얼음이 풀리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3월 중순, 산수유는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틔워 봄이 온 것을 알린다. 8월에 익는 열매를 수확하지 않으면 이듬해 봄, 꽃과 함께 매달린 붉은 열매를 볼 수 있다. 계절이 중첩된 풍경이 인상에 남는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위원은 1968년 사진에 입문한 이래 지금까지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월남전에 참전하여 주월 청룡부대에서 사진을 담당하였고 〈못다 한 이야기들〉, 〈백두산〉, 〈두만강〉, 〈오늘의 조선족〉, 〈대구를 담다〉, 〈팔공산〉 등 18권의 저서와 사진집을 발간하였으며 30여 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민족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이 땅의 풍경과 변화, 그리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시대정신을 기록한다. 최근 대구에 강위원갤러리를 개관해 자신의 58년 사진 인생을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