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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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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호

오랜 세월 한국의 전통 춤을 포착해 온 사진가의 시선.

농경문화가 발달한 경기도 파주 교하 지역에 전승되어 온 두레 풍물패의 연희 모습. 경쾌함이 두드러지는 장단과 화려한 상모놀음은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의 리듬으로 신명의 기운이 넘친다.

농악
전통 풍물놀이인 농악은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타악기를 중심으로 춤과 연희가 결합한 종합예술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농악은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안녕, 풍년을 기원하며 각종 대소사에서 소통의 수단이자 축제와 놀이의 형태로 행해졌다. 마을 공동체마다 자발적으로 이어져 온 농악에는 민초들의 흥과 멋이 담겨 있으며, 그 장단은 들판을 울리며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왔다. 특히 신명(神明)을 통해 공동체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북돋는 힘이 살아 숨 쉰다. 오늘날 한국의 농악은 영호남은 물론 경기 이북 지역에 이르기까지 지역마다 고유한 구성과 특징을 지닌 전통 예술로 그 맥락이 전승되고 있다.

두레 풍물패의 파주교하농악 연주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으로 역동적인 움직임뿐 아니라 청홍(靑紅)이 중심이 되는 한국적인 색채가 인상적이다.

처용무
국가무형유산인 처용무는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며 추는 장엄한 궁중 가면무이다. 동해 용왕의 아들 처용이 노래와 춤으로 역신을 감화시켰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관용과 포용 그리고 화해와 벽사진경(辟邪進慶: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고 기뻐할 만한 일로 나아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처용탈의 팥죽빛 붉은 얼굴과 검은 사모에 장식된 복숭아 열매는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辟邪)를 상징한다. 함께 장식된 모란꽃은 부귀와 경사를 기원하는 진경(進慶)을 뜻한다.

처용무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삼국유사〉에 기록된 설화에 의하면 처용무는 신라 헌강왕 때부터 이어졌다고 한다. 본래 무용수 혼자 추는 춤이었으나 조선 세종대에 이르러 음양오행 사상을 반영한 오방처용무로 발전했다. 동·서·남·북과 중앙을 상징하는 대형을 이루며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한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처용무에는 국태민안을 기원해 온 장엄하고 호기로운 가면무의 정신이 담겨 있다. 설화 속에 담긴 관용과 화해, 벽사진경의 정신은 단절과 갈등으로 비롯된 전쟁과 기아, 가난이 여전히 존재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처용 설화에 기반한 처용문화제가 울산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60회를 맞는다. 처용무 시연과 더불어 관련 체험 등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진다.

 


사진가 양재문은 1994년 〈풀빛여행〉을 시작으로 올해 1월 〈動靜 - 삶은 머물고, 몸은 울린다〉에 이르기까지 28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춤과 달항아리 등 우리 전통문화에 담긴 아름다움을 표현해 왔다. 한국 전통문화에 깃든 신명의 미학을 탐구해 온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나이로비 국립박물관, 문화유산국민신탁, 아원고택, 갤러리 그림손, 아트스페이스J 등에 소장되어 있다.

 

글. JAE-MOON YANG
사진. JAE-MOON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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