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물길을 하늘의 눈으로 바라본 기억.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댐을 건설하면서 형성됐다.
인간의 손길로 만들어진 호수지만 다양한 물고기와 철새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작은 움직임 하나도 호수는 오래도록 기억한다.
배 한 척이 지나간 자리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수면 위에 높은음자리표가 그려진다.
푸르고 경쾌한 음악이 물결을 따라 흐르는 듯하다.
인간은 스쳐 지나가지만, 물은 기억한다.
작은 흔적도 풍경이 되고,
작은 생채기도 시간이 된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호수에
작은 물결 하나를 남겼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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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속 지구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저마다 다른 빛깔의 시간을 품은 강이 모습을 비춘다.
수채화처럼 번지고 겹쳐진 색들은
질서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혼돈마저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한다.
그 위를 홀로 가르는 가마우지 한 마리.
길을 잃은 것인지, 자유를 찾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그 경계마저 자연은 구분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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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보는 하늘을 좋아한다.
푸른 대기와 흰 구름이 맞닿아 만들어내는 풍경은 언제나 낯설고도 평온하다.
드론의 시선으로 호수를 바라볼 때면 문득 그와 닮은 장면을 마주한다.
서로 다른 두 갈래의 물이 한곳에서 만나 천천히 섞여가는 모습이다.
색이 다른 물은 쉽게 하나가 되지 않는다.
각자의 시간을 품은 채 경계를 만들고,
서로의 흐름을 조금씩 받아들인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색의 경계는
저마다의 시간을 품고 흘러온 물의 기억이다.
하나의 호수처럼 보이는 풍경 속에서도
물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잊지 않는다.
뒤엉킨 빛깔은 어지럽게 흩어진 듯 보이지만,
이내 왈츠를 추듯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간다.
그 안에는 자연만이 아는 질서가 흐른다.
김재경은 드론이라는 높은 시선을 통해 인공 호수의 변화를 기록한다. 인간이 만든 호수와 시간이 만든 흔적, 그리고 자연이 스스로 적응해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이 무엇을 품고 있는지 묻는 것. 그것이 그의 사진이 오래 머무는 이유다.
인스타그램@ jk.kim5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