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S
Fields of Flavor
들판에 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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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호

캉탈의 산세부터 오브락 고원까지, 프랑스 중남부 마시프상트랄의 화산 토양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들로 자연 풍경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비옥한 땅에서 오랜 전통 요리와 창의적인 조리법 그리고 프랑스 최고 수준의 치즈들이 탄생했다.

르 수케에서 그날 만들 요리를 위해 채집한 식용 허브와 꽃들.

오딜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라는 낯선 존재가 그녀의 외양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오딜이 자신의 명판이 걸린 구역에 들어가 착유 준비를 하자 느와제트가 건초를 우물거리며 무심한 듯 다가가 옆에 선다. 곧 소들이 하나둘 들어와 머리를 치켜든 채 줄지어 서고 그 뒤에서 농부 필립 갈바잉이 소들을 몰면서 다가온다.
이 소들은 프랑스에서 가장 외진 지역 중 하나인 캉탈Cantal 산악지대에서 키우는 살레르Salers 품종이다. 이곳은 유서 깊은 오베르뉴Auvergne 지역의 남부에 위치하며, 가파른 화산 지형이 이 지역의 전통을 형성해왔다. 나는 희귀한 살레르 전통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이 특별한 치즈를 만드는 생산자는 현재 일곱 곳만 남아 있으며, 이들은 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무성한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은 살레르 소에서 얻은 우유로 치즈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이 치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살레르 소가 송아지가 옆에 있을 때만 젖을 내어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농부들은 하루 두 번, 어미 소가 송아지에게 젖을 먹인 다음에야 착유기를 부착한다. 소들은 1년에 우유를 3000L 생산하는데, 그중 3분의 1은 송아지의 몫이다.
이런 작업은 필립과 그의 가족에게는 분명 고된 일이지만 나름 장점도 있다고 딸 루이스가 설명한다. “소와 송아지를 직접 돌보기 때문에 동물과 깊은 유대감을 나눌 수 있어요.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하는 소들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신뢰가 쌓이죠.”
모든 소가 자리를 잡고 서자 필립이 출입문을 열어 외양간 옆 우리에서 기다리던 송아지들을 부른다. 작은 송아지가 한 마리씩 들어올 때마다 필립은 송아지의 이름(어미 소도 이름이 같다)을 외치고, 송아지는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어미를 찾아 젖을 먹는다. 필립과 그의 아들 피에르가 착유하는 동안 루이스를 따라 농장을 둘러보며 치즈 제조 과정에 대해 듣는다. 갈바잉 가족은 두께 45cm, 지름 48cm의 살레르 전통 치즈를 하루에 한 덩어리씩만 만든다. 첫 번째 단계는 게를gerle이라는 밤나무 통에 우유를 붓는 것이다. 이 통에서 나오는 특유의 박테리아가 치즈에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하지만 치즈의 중요한 맛은 결국 우유에서 나온다. 화산토에 펼쳐진 목초지는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품고 있으며, 놀라운 자연의 향이 우유를 통해 치즈로 이어진다. 루이스가 숙성실에서 건넨 치즈 한 조각을 맛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선명한 꽃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뒤이어 톡 쏘는 산미가 느껴진다.

GAEC 갈바잉 페르 에 피GAEC Galvaing Père et Fils의 살레르 소들이 늦은 오후 착유를 위해 사육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숙성실 밖으로 나오자 눈앞에 농장을 에워싼 목초지 풍경이 펼쳐진다. 5월의 들판은 선명한 초록색으로 물들었고 그 사이사이로 노란 꽃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갈바잉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차를 몰아 목가적인 분위기의 살레르Salers 마을을 지나간다. 마을을 벗어나자 또 다른 무리의 살레르 소들이 보인다. 바람을 타고 소들의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진다.

(위부터 시계 방향) 캉탈의 시골 풍경.
피에르 갈바잉이 건조한 치즈 조각을 둥근 바퀴 모양으로 만드는 중이다.
주변 지형을 그대로 옮긴 듯한 르 수케의 정원에 핀 꽃들.

도로가 산악 지대로 접어들기 시작하자 프랑스의 전통 가옥인 뷰론buron이 보인다. 이 작은 석조 오두막은 과거 목동들이 쉬던 장소로, 캉탈과 인근 아베론Aveyron, 로제르Lozère 지방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유사한 치즈 제조 역사를 공유하는 이 세 지역은 중세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트랑쥐망스transhumance’라는 전통적인 방목 방식을 고수한다. 봄이 오면 목동들은 소 떼를 데리고 고지대로 올라가 꽃과 풀을 먹였고, 그 기간 동안 뷰론에 머물며 우유를 보존하기 위해 치즈를 만들었다. 남은 유청으로는 부드러운 질감의 신선한 치즈인 톰프레슈tomme fraîche를 만들어서 감자와 함께 요리했는데, 이것이 캉탈 지역의 전통 음식인 트루파드truffade다.
산 너머로 햇살이 저물어가는 저녁, 르 푸이 마리Le Puy Mary라고 불리는 험준한 도로를 달려 산으로 들어간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을 이동하다 보니 이곳의 삶이 얼마나 고되었을지 실감 난다. 어둠이 깔릴 무렵, 파리롤Pailherols 마을에 도착한다. 오늘 묵을 호텔 셰마리Hôtel Chez Marie에 체크인하자마자 푸짐한 저녁식사가 차려진다. 숙소 주인장인 마릴린 페이지가 생플루르Saint-Flour산 블론드 렌틸콩과 현지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는 남편 벵상이 선별한 지역 와인과 함께 제공된다. 와인은 모두 인근 화산토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것이다. 식사 중에 벵상은 이 지역의 풍경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친절히 설명해준다.
다음 날 아침 햇살이 파리롤을 비추자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마을은 노란 민들레와 황산앵초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초원에 둘러싸여 있다. 이제는 눈에 익숙해진 뷰론은 농장의 창고로 사용된다. 아마도 수백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풍경일 것이다.

쟝루이 미켈이 알리고가 어느 정도까지 늘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트루파드 VS 알리고
파리롤에서 남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운전하면 나오는 온천 마을 샤우드에그Chaudes-Aigues는 캉탈산맥과 오브락 고원Aubrac Plateau이 만나는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이정표들은 소스 뒤 파르Source du Par를 가리킨다. 그 길을 따라 아치형 입구를 지나면 철제 파이프에서 쏟아지는 물을 받아내는 돌로 된 수조가 보인다. 김이 피어나는 물은 수온이 65°C쯤 되는 천연 온천수다. 물 아래로 손을 쓸어보니 매우 뜨겁다. 언덕 위쪽에 또 다른 수원지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벽에 박혀 튀어나온 철제 파이프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곳의 수온은 무려 82°C에 달하며,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온천 중 하나로 매일 수천 리터의 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날 저녁, 레스토랑 소다드Restaurant Sodade에서 마침내 트루파드를 맛볼 기회를 얻었고, 셰프 오렐리앙 그랑사뉴의 특별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이 음식의 이름은 감자를 뜻하는 프랑스 옛말인 ‘트뤼프truffe’에서 유래했습니다. 정통 방식으로 감자를 얇게 썰어 돼지기름에 볶고, 그 위에 톰프레슈tomme fraîche 치즈만을 올려야 한다고 하죠. 어떤 사람들은 파슬리를 넣고, 또 어떤 이들은 절대 안 된다고 해요. 양파나 마늘을 넣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절대 안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요.” 나는 트루파드를 사이드 메뉴로 주문해서 부드럽게 으깬 펜넬과 얇게 썬 당근을 넣은 현지식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는다. 포크로 황금색 감자 한 덩이를 찍어서 들어 올리자 치즈가 실처럼 길게 늘어진다. 녹은 치즈에 버무려진 부드러운 감자를
입에 가득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맛깔나게 쭉쭉 늘어지는 톰프레슈 치즈는 트루파드의 핵심 재료다. 인근 아베론주 오시타니아Occitanie 지방의 전통 음식인 알리고aligot를 만들 때도 톰프레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알리고는 트루파드와 유사한 점이 많지만, 감자를 얇게 썰지 않고 부드럽게 으깨어 요리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뷰론 오두막에서 만들어지는 톰프레슈 치즈는 오브락 소의 젖으로 라귀올laguiole 치즈를 제조하고 남은 유청으로 만든다.

(왼쪽부터) 레 뷰론 드 살레르는 이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개조된 뷰론 오두막들 중 한 곳이다. 샐러드와 함께 담은 알리고.

알리고의 핵심은 길게 늘어나는 치즈다. 숙련된 셰프들은 냄비에서 녹은 치즈를 1m까지 길게 늘일 수 있다. 현지 치즈 협동조합인 준몬타뉴 Jeune Montagne에 소속된 ‘알리고 장인’ 장-루이 미켈은 6m까지 늘어뜨린 기록을 세웠다. 라귀올 마을에 있는 이 협동조합을 방문한 나는 알리고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된다. 알리고는 12세기에 마시프상트랄Massif Central 남쪽 고원 지대에 있던 한 수도원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들을 위해 빵과 치즈를 넣은 수프를 대접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수도사들은 이 지역에서 농업을 발전시켰다. 이후 트랑쥐망스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여름철 고산지대로 소를 옮겨 방목하던 현지인들이 뷰론 오두막에서 라귀올 치즈를 만들었고, 알리고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주식이 되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치즈와 알리고 생산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몇몇 농부들이 준몬타뉴 조합을 설립해서 현지인들이 지역에 남도록 독려했고 그런 노력 덕분에 알리고는 다시 옛 인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오늘날 이 협동조합은 치즈 공식 생산지 내의 76개 낙농가를 지원하며 오브락 소의 번영을 위해 노력한다.
알리고를 농가나 소박한 레스토랑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귀올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르 수케Le Suquet의 메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오브락을 미식의 중심지로 끌어올린 브라 가문의 셰프 세바스티앙 브라Sébastien Bras가 지휘한다.
그의 조부모가 라귀올에서 운영하던 여인숙의 레스토랑인 루 마주크Lou Mazuc로부터 시작된 집안의 요리는 그의 아버지인 미셸 브라가 식당을 마을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르 수케’로 이름 붙이며 더욱 발전했다. 2018년, 세바스티앙은 미쉐린 별 세 개의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별을 반납했다. 미쉐린 측은 이를 수락했지만, 이후 경영진이 바뀌면서 2019년엔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두 개의 별이 다시 부여되었다.
“할머니는 언제나 레스토랑에서 알리고를 제공하셨어요. 전통을 매우 중요시했는데, 모든 요리를 계량 없이 눈대중으로 만드셨죠. 레스토랑의 메뉴를 현대 요리로 채우게 되면서 알리고를 뺄까 고민했지만 손님들의 강렬한 반대로 유지하게 됐습니다. 대신 호박 알리고를 만들거나 송로버섯을 넣는 등 약간 변형하기는 해요.”(세바스티앙)

르 수케의 정원사인 제임스 골드는 매일 주방 직원들과 함께 허브와 식물을 채집한다.

세바스티앙의 요리는 아버지처럼 현대적이면서 오브락 고원의 화산 토양과 그곳 식물의 생태 다양성을 잘 반영한다. “아버지께서는 이 땅의 엄청난 식물 자원을 진작에 알아보셨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오브락 소 외에는 아무도 이곳의 식물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으셨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미셸 브라는 식재료를 채집하는 셰프로 명성을 얻었고, 결국 레스토랑 전용 텃밭을 조성하게 됐다. 이 정원은 르 수케의 시그너처 메뉴인 가르구이유gargouillou의 완성도를 높였다.
매일 아침 채집한 어린잎채소, 꽃, 채소 등을 등을 이용한 이 요리는 매일 레시피가 바뀌며 채식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4월부터는 40여 종의 식물로 가르구이유를 만들고, 텃밭이 가장 잘 되는 6월부터는 매월 80종에 가까운 식물을 한 접시에 담습니다.”
영국에서 이주한 레스토랑의 수석 정원사 제임스 골드James Gould의 안내를 받아 텃밭을 둘러본 후 테이블에 앉아 가르구이유를 주문한다. 이내 접시에 담긴 예술 작품이 눈앞에 놓인다. 한 입 먹자 총천연색 식물들이 가진 달고 쓰고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식감 또한 바삭함부터 부드러움까지 다양하다.
오브락의 또 다른 미쉐린 스타 셰프, 시릴 아트라직 역시 요리사 가문 출신이다.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은 2023년 미쉐린 2스타를 획득했으며, 대를 이어 4대째 페레 앙 오브락Peyreen-Aubrac 마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시릴은 오브락 식재료의 풍미를 요리에 담는 데 열정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오브락 소 사육에도 깊은 애정을 보인다. “요즘 요리는 채식 위주이고 비건 음식이 유행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가축의 땅이죠. 그래서 유행과는 반대로 저희만의 소 농장을 지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소고기를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시릴은 소를 사육하는 그의 처가 식구들과 함께 조금 더 지속 가능한 사육 방식을 연구했다. 이탈리아로 수출하던 수컷 소들을 이 지역에 남겨 오메가 오일과 미네랄이 풍부한 사료를 먹이고 목초지에서 두 번의 여름을 보내는 등 심혈을 기울여 길러냈다. 이 말을 듣고서 육류 중심의 음식이 제공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접시에는 연한 채소와 섬세한 꽃, 그리고 부드러운 소고기까지 오브락의 풍요로움이 모두 담겨 있었다. 소고기는 이 지역의 또다른 특산품인 우아한 라귀올 나이프로 썬다. 사이드 메뉴로는 단연 알리고가 나오는데, 가위로 잘라야 할 정도로 치즈가 끊임없이 늘어진다.
시릴의 레스토랑이 있는 로제르Lozère 지역에도 수많은 뷰론 오두막이 존재한다. 나는 마침내 전통적인 뷰론 오두막 안에서 현지 치즈를 맛보게 되었다. 뷰론 드 본Buron de Born으로 가는 길엔 들판 가득 야생 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호숫가에 지어진 레스토랑의 외관은 외로워 보이지만 실내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종업원들은 접
시 위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알리고를 한 국자씩 덜어 준다. 나는 로제르식 트루파드인 레토티야retortillat를 주문한다. 감자와 톰프레슈 치즈를 겹겹이 쌓고 약간의 마늘을 더한 이 음식은 맛이 좋으면서 속을 든든하게 한다. 치즈와 고기, 채소 그리고 꽃까지 미식가가 원하는 모든 것이 오브락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르 수케의 대표 메뉴 가르구이유.

트루파드Truffade
전통 음식을 재해석한 이 레시피는 레스토랑 소다드의 수석 셰프인 아우렐리엥 그란상뉴가 개발했다. 오브락 소고기 스테이크나 소시지 옆에 둘 사이드 메뉴로 적당하다.

재료(4인분)
톰프레슈 드 캉탈 치즈 160g(곱게 갈아서, 또는 모차렐라치즈 80g이나 그뤼에르치즈 80g로 대체 가능)
돼지 비계 15g
감자 350g(껍질 까서 5mm 두께로 썰기)

만들기(45분 소요)
➊ 톰프레슈 치즈를 사용한다면 치즈에 소금으로 간을 한다.
➋ 크고 깊은 프라이팬을 중약불로 예열해서 돼지 비계를 녹인다. 감자를 넣어 양면이 비계로 코팅되고 노란색으로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저어가며 익힌다. 잔여 비계는 제거한다.
➌ 치즈 간 것을 위에 뿌린다. 치즈가 녹아서 실처럼 늘어날 때까지 잘 저어준다. 입맛에 맞게 간을 한다.

글. 캐럴린 보이드CAROLYN BOYD
사진. 클라라 투마CLARA T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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