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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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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호

세계에서 가장 넓은 습지인 브라질 서남부 판타나우Pantanal에는 약 5000마리의 재규어가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이 희귀한 고양잇과 동물을 관찰하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약 18만Km² 달하는 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역에서는 재규어 외에도 다양한 야생동물이 저마다 치열하게 생존을 해나간다.

 


판타나우 북부로

흙길인 트란스판타네이라Transpantaneira 도로를 따라 달려 관문 마을인 포르투 조프리Porto Jofre로 향하는 여정에서 판타나우 북부 여행이 시작된다. 우기에는 지역 전체가 물로 뒤덮이기 때문에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너야만 이동을 할 수 있다. 길 위에서는 이곳 습지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현지 목축민 판타네이루pantaneiro와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알고 보면 이 지역은 오랫동안 목축업과 생물다양성이 공존해왔지만, 최근 집약적 가축 사육과 기반 시설 개발로 인해 그동안 섬세하게 유지해온 균형이 위협받고 있다. 그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종이 히아신스마코금강앵무hyacinth macaw이다. 이 새는 자연적으로 구멍이 생기는 만두비 나무Manduvi tree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데 산림 파괴로 인해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쿠이아바강의 공존

판타나우를 가로질러 흐르는 쿠이아바강Cuiabá River. 그 주변으로 펼쳐진 다양한 식생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다채로운 강의 풍경을 만든다. 이 식물 군락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생태계의 핵심 구조를 형성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특히 재규어에게는 결정적인 은신처가 된다. 이 고양잇과 포식자는 우거진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 주요 먹잇감인 야카레 카이만yacare caimans 악어를 기습한다. 전문 가이드의 도움과 충분한 인내, 그리고 약간의 행운이 함께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극적인 야생의 순간을 목격할 수도 있다. 예컨대 좁은 수로를 따라 재규어의 발자취를 조용히 쫓는다거나, 햇볕 아래 휴식을 취하는 카이만을 몰래 노리는 긴장감 어린 사냥 장면을 몇 시간 동안 지켜보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재규어는 순식간에 달려들어 먹잇감을 움켜쥐고 머리를 물어 치명타를 가한 뒤 사체를 덤불 속으로 끌고 사라진다. 판타나우의 생태계는 건강한 재규어 개체수를 지탱하고 있지만 서식지 파괴, 산불, 인간과의 갈등은 여전히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새로운 탐험

재규어, 조류, 다양한 식생 외에도 여러 종류의 포유류가 이곳 판타나우에서 서식한다. 그중에는 멸종위기종인 테이퍼tapir, 길이가 최대 180cm에 달하는 거대한 수달, 또한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너구릿과 동물 코아티coati도 있다. 코아티는 호기심 많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긴 주둥이로 곤충, 알, 열매를 파먹으며 무리를 지어 활발히 이동한다. 이들의 장난기 많은 행동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재규어, 오셀롯 같은 야생 고양잇과 동물, 그리고 보아뱀에게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구불구불한 쿠이아바강 수로를 따라 온종일 더위 속을 항해하고 나면 물 위에 떠 있는 하우스보트(이 지역에서 흔하고 편리한 숙소 형태)가 눈에 들어온다. 고백하건대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안도감이 밀려온다. 그러나 다음 날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그 평온함은 다시 탐험의 설렘으로 바뀐다. 판타나우에선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단 하루도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글. 플로리안 크리히바우머FLORIAN KRIECHBAUMER
사진. 플로리안 크리히바우머FLORIAN KRIECHBA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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