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실크로드에서 중요한 대상(隊商)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히바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 가운데 하나다. 도시 곳곳엔 우뚝 솟은 미너렛과 정교한 고대 수공예 전통이 성벽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도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다.

나무로부터
끌과 나무가 맞부딪치는 규칙적인 소리는 수 세기 동안 히바의 거리에 울려 퍼졌다. 장인들은 우즈베키스탄 전역의 궁전과 모스크를 떠받치는 전통 목조 기둥 같은 구조물에 화려한 장식 문양을 정성스럽게 새겨 왔다.
특히 히바의 목각 공예는 줄기와 잎이 서로 얽혀 흐르는 다층적인 이슬리미islimi 문양으로 명성이 높다. 호두나무, 살구나무, 느릅나무, 뽕나무 같은 현지 목재는 작업에 앞서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리는 과정을 거친다. 오늘날 히바의 성곽 도시, 이찬칼라Itchan Kala 안에서는 장인들의 작업실이 살아 있는 학교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견습생들은 문양 설계부터 투각, 조각, 마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배운다. 이 공예는 세대를 거쳐 전해지며 이어져 왔고, 히바의 장식 유산은 그렇게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

실크로드 위의 풍미
히바의 음식은 중국에서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오간 다양한 재료와 풍미가 어우러지며, 이 도시를 겹겹이 둘러싼 역사를 반영한다. 길거리 노점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논non 빵이 탄두르 화덕 안에서 만들어진다.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황금빛 빵은 고소한 향을 풍긴다. 고기와 치즈, 감자 등으로 속을 채워 기름에 튀긴 체부레키chebureki 역시 인기 있는 간식이다.
정성스럽고 따뜻한 손길로 완성된 음식은 현지 식당과 차이하나(차와 식사를 함께 즐기는 전통 찻집)를 장식하는 선명한 색감의 직물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 직물들에 새겨진 문양은 지역의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히바의 식탁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장인의 손끝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배우들은 히바의 음악과 시, 학문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공연을 통해 실크로드의 정신을 이어간다. 한때 이슬람 세계의 주요 중심지이자 60곳이 넘는 종교 유적을 품었던 이 도시는, 파흘라반 마흐무드의 영묘를 비롯해 모스크와 마드라사(학교)로 지금도 깊은 존경을 받는다. 인근 모자이크 램프 또한 히바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다. 이 램프가 비추는 빛 속에는 실크로드를 오가며 신앙과 교역, 학문을 잇던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겹겹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