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버타주는 넷플릭스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며 사랑에 빠지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드라마 촬영지 속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서사를 써 내려간다. 알버타의 대자연과 하나가 되고 그 역사와 문화에 깊이 연결되는 이 여정은 물론 통역이 따로 필요치 않으며,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통한다.
(필름 밖: 왼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 알버타산 꿀을 활용한 캘거리의 버우드 디스틸러리 위스키. 레트로 분위기 가득한 갤럭시 다이너. 독립 서점 더 넥스트 페이지에서 직원이 사다리에 올라
손님이 요청한 책을 찾는다. 헤리티지 파크에서 말이 끄는 왜건 등에 탑승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헤리티지 파크에서 운행 중인 증기기관차.
#Calgary
캘거리는 맑음
일기예보는 ‘비와 흐림’이라고 했으나 캘거리에 도착하니 화창한 날씨가 맞아준다. 드라마에서처럼 청명한 하늘이다. 연평균 333일 이상 햇살이 비추는 캘거리는 캐나다에서 일조량이 가장 풍부한 도시라서 ‘블루 스카이 시티Blue Sky City’로 불린다. 탁 트인 푸른 하늘과 캘거리의 스카이라인을 한아름 품고자 높은 곳으로 향한다.
캘거리 타워Calgary Tower
5화 중 쿠로사와 히로(배우 후쿠시 소타)가 달리는 장면에서 캘거리 타워는 배경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191m 높이로 캐나다 서부에서 가장 높은 도심 전망대이다. 한 바퀴 돌면서 캘거리의 마천루, 도심을 가로지르는 보우강Bow River, 드넓은 평원, 저 멀리 로키산맥까지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2005년 알버타주 100주년을 기념해 설치된 유리 바닥에 올라서면, 발밑으로 160m 아래 풍경이 펼쳐져 아찔하기도 하다. 여기서 곧게 뻗은 대로와 히로가 달렸던 센터 스트리트 다리Centre Street Bridge도 보인다.
크레센트 하이츠 룩아웃 포인트Crescent Heights Lookout Point
보우강이 휘감은 캘거리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언덕. 드라마에서처럼 석양 무렵 방문하면 낙조가 강과 마천루 그리고 저 멀리 로키산맥까지 물들이며 아름다운 찰나를 선물한다. 이곳을 즐겨 찾는 현지인들도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마운트 플레전트 뷰포인트Mt. Pleasant Viewpoint
4화에서 주호진(배우 김선호)과 차무희(배우 고윤정)가 캐나다 도착 후 밤에 산책하던 곳이다. 드라마에서처럼 센터 스트리트 다리 너머로 캘거리의 마천루가 반짝이며 야경이 찬란하다. 낮에는 웨딩 촬영 중이던 신부가 프러포즈하는 커플을 발견하고 자신의 부케를 건네는 드라마 같은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기차가 바꾼 도시
캘거리는 1800년대 후반 캐나다를 횡단하는 철도가 부설되면서 성장한 서부 개척 도시다. 당시 기차역 바로 옆에 지은 호텔이 지금도 운영 중인 페어몬트 팰리서Fairmont Palliser이다. 한때 역과 호텔을 연결하던 통로는 이제 호손 다이닝 룸 앤 바Hawthorn Dining Room & Bar 한편의 대형 벽화가 되었다. 1962년 캐나다 예술가 찰스 베일Charles Beil이 서부의 자연을 누비는 말과 카우보이를 그렸는데 여전히 생동감이 넘친다. 이곳에서 역사를 회상하며 즐기는 칵테일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철도 건설 전후의 역사는 헤리티지 파크Heritage Park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약 15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알버타주 곳곳에 실재한 건축물을 그대로 이전하거나 복원해 186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캐나다 서부의 삶을 재현했다. 당시의 복장을 갖춰 입은 이들이 돌아다니고, 실제 있었던 주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연극도 펼쳐진다. 우리는 증기기관차에도 탑승해 그 시대를 잠시나마 살아본다. 캘거리의 옛 시청사와 호텔, 아이스크림 가게와 세탁소 등이 모여 있는 빌리지 스퀘어Village Square에 이르자 점차 풍경이 낯익다. 4화에서 자전거를 탄 히로와 디포 핵Depot Hack(1900년대 초반 기차역에 도착한 승객과 짐을 목적지까지 나르던 나무 차체의 차량)을 탄 무희가 마주치는 그곳이다. 메인 스트리트에 자리한 신문사 겸 인쇄소 스트래스모어 앤 보우 밸리 스탠더드Strathmore & Bow Valley Standard 부근인데, 마침 디포 핵이 서 있어 드라마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레스토랑과 바, 여러 상점이 모여 있는 도심의 번화가 스티븐 애비뉴Stephen Avenue 역시 역사적인 장소다. 철도를 개통할 때 열차 선로와 나란히 설계한 중심 거리였다고. 1886년 큰 화재로 인해 거리의 목조 건물이 상당수 소실되면서 이후 불에 타지 않는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례가 제정되었다. 이에 캘거리 인근에서 채굴한 사암으로 지은 빅토리아, 아르데코, 보자르 양식 등의 옛 건축물이 현대적인 거리 풍경과 어우러지고 있다. 스티븐 애비뉴에는 중절모를 쓴 두 남성이 서로 마주 보며 진지한 논의를 하는 듯한 동상이 있는데, 캐나다의 유명 조각가 윌리엄 호드 맥엘체란William Hodd McElcheran의 작품 ‘대화The Conversation’다. 5화에서 무희와 히로가 거리 공연을 함께 즐기는 장면에서도 이 동상이 등장한다. 두 남성 사이에 슬쩍 서서 함께 대화를 나누듯이 익살스러운 사진을 찍는 여행자의 모습이 무척이나 유쾌하다.
또 다른 장면
드라마처럼 그리고 현지인처럼.
더 넥스트 페이지
개성 넘치는 잉글우드 지역에 자리한 독립 서점으로, 5화에서 호진이 들러 책을 구매하는 곳이다. 에스프레소 바와 함께 운영해 은은한 커피 향이 감도는 가운데 정성스럽게 적어둔 도서 추천 카드를 읽으며 책을 고를 수 있다. 발을 디딜 때마다 삐그덕대는 소리가 정겨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지하에 중고 서적이 한가득 쌓여 있다. 작은 극장 같은 공간에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고 빈티지 영상이 흘러나와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운다. nextpageyyc.ca
크로스로즈 파머스 마켓
5화에서 호진과 무희가 밤을 지새우고 향하는 시장으로, 신선한 제철 농산물은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실내에 있는 마켓플레이스 구역은 빈티지 수집품이나 수공예 장식품 등을 보물찾기하듯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직접 재배한 알버타의 특산물 사스카툰베리를 소개하며 시식을 권하는 상인의 모습에서 1987년부터 이어져 온 정겹고 친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역의 색채가 짙은 무언가를 찾는다면 알버타산 꿀을 주재료로 캘거리에서 수제 럼과 진, 위스키 등을 생산하는 버우드 디스틸러리Burwood Distillery를 권한다. crossroadsmarket.ca
갤럭시 다이너
시장에 다녀온 두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는 그곳. 긴 바 테이블과 가죽 재질의 바 스툴 그리고 아늑한 부스 좌석과 빈티지 인테리어가 1940년대 다이너 같은 레트로 분위기를 풍긴다. 줄을 괜히 서는 것이 아니다 싶게 음식의 맛과 양 모두 훌륭하며 가격대도 합리적.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해시브라운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커피도 컵의 바닥이 보일 새 없이 계속 채워준다. 로컬 아이스크림으로 만드는 진한 밀크셰이크도 추천할 만하다. galaxiediner.ca
#Canadian Rockies
밴프국립공원 품 안에
캘거리에서 트랜스-캐나다 하이웨이 원Trans-Canada Highway 1을 따라 밴프국립공원으로 향하다 보면 로키산맥의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밴프국립공원에서는 대자연 속에 오래 머물며 찬찬히 그 숨결을 느껴보길 바란다. 여기서는 여행을 더욱 이채롭게 해주는 몇 가지 경험을 안내한다.
페어몬트 팰리서 호텔이 처음 문을 연 1914년 모습 그대로 보존된 벽난로가 호손 다이닝 룸 앤 바에 포근한 감성을 더한다. 헤리티지 파크 내 플렛의 대장간Flett’s Blacksmith Shop에서 대장장이가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시연한다. 알버타산 소고기 스테이크. 갤럭시 다이너의 다양한 브런치 메뉴.
잊지 못할 레이크 루이스
빅토리아 빙하와 로키산맥의 봉우리가 감싸안은 에메랄드빛 호수 풍경은 기억 속에 선연하게 새겨진다. 이처럼 레이크 루이스를 바라만 봐도 좋지만, 카누를 타면서 잔잔한 수면을 가르고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순간 역시 마음속 깊이 남는다. 호수는 빙하가 녹으면서 함께 흘러온 미세한 암석 가루가 햇빛을 산란하면서 특유의 에메랄드빛을 띠고 있어 마치 동화 속 같기도 하다. 카누는 최대 3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30분 또는 1시간 유료 이용 가능하다. 호숫가를 가볍게 산책하거나 하이킹을 즐겨도 좋다. 레이크 루이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가장 짧은 코스인 페어뷰 룩아웃Fairview Lookout까지는 약 1km 거리로 20~30분 걸린다.
유서 깊은 애프터눈 티
캐나다 동부와 서부를 잇는 철도는 캘거리를 지나 레이크 루이스까지 이르게 된다. 이때 기차 여행객을 위해 세운 호텔이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Fairmont Chateau Lake Louise이다. 옛 모습은 통나무로 지은 샬레였고, 당시 이곳을 찾은 상류층 손님들이 세련된 맞춤 정장이나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호텔 내 페어뷰 바 앤 레스토랑Fairview Bar and Restaurant에서 애프터눈 티를 경험할 수 있다. 커다란 아치형 창문 너머로 레이크 루이스를 바라보며 따뜻한 차와 스콘, 샌드위치와 디저트 등을 음미하고 우아한 시간을 보낸다. 예약을 권장하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하다. fairviewbar.com
밴프 타운 구석구석
밴프 타운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드라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 오브 타임 가든스Cascade of Time Gardens는 4화에서 무희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후 호진을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 장소다. 밴프 국립공원 관리 청사Banff National Park Administration Building 앞에서 두 주인공이 마주한 풍경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밴프 타운 너머로 캐스케이드산이 웅장하게 펼쳐지는 이곳의 상징적인 아름다움이다. 캐스케이드산과 런들산이 보이는 밴프 보행 다리Banff Pedestrian Bridge는 5화에서 호진과 무희가 오로라를 처음 발견한 곳으로 등장한다. 다리 아래 강변에서 햇살을 즐기는 현지인들 속에 뒤섞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다.
알버타의 풍미
알버타주의 넓은 초원에 방목한 소는 일부 기간 밀과 보리를 배합한 사료를 먹으며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된다. 까다로운 캐나다 소고기 등급제에서 대부분 AAA 이상의 판정을 받는다고. 그래서 알버타산 소고기는 여행하면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밴프 타운의 블루버드 우드 파이어드 스테이크하우스Bluebird Wood Fired Steakhouse에서는 1930년대 지어진 건물의 구조를 보존하고 미드센추리 모던풍으로 장식해 아늑한 산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장작불에 구운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위해 오픈 키친으로 향한다면 셰프가 고기를 직접 뒤집어보는 기회를 선물할 수도 있다. bluebirdbanff.com
사랑이 가득한
밴프국립공원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산악 마을 캔모어는 4화에서 히로가 스마트폰으로 증기 시계를 촬영하던 곳이다. 다만 드라마 속 증기 시계는 밴쿠버 개스타운에 있는 것을 합성하여 이곳에는 실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캔모어를 상징하는 세 봉우리, 스리 시스터스Three Sisters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환영한다.
캔모어 다운타운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쿼리 호수Quarry Lake는 6화에서 호진과 무희가 첫 입맞춤을 하는 장소로 등장한다. 과거 탄광이었으나 폐쇄된 이후 재생을 통해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을 채우며 아름다운 호수로 거듭난 곳이다. 아이들이 호숫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직접 만든 도구로 물고기를 잡는다. 연인끼리 다정하게 낚시하거나 반려견과 함께 오붓하게 산책한다. 곳곳에 자리한 테이블과 벤치에 앉아 소풍을 즐기는 가족도 보인다. 나도 약 1km인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풍경의 일부를 이룬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떠나려는 순간, 로런스그라시산Mount Lawrence Grassi을 배경으로 결혼 7주년 기념 촬영에 나선 이들을 마주한다. 여긴 현실에서도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
Born of Nature
캔모어 다운타운에 있는 카터-라이언 갤러리Carter-Ryan Gallery는 부부인 선주민 예술가 제이슨 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리지트 라이언이 함께 설립한 공간이다. 낮에는 캐나다 로키산맥과 야생동물에서 영감받은 카터의 회화와 조각을 감상할 수 있고, 밤에는 극장으로 변신해 라이언이 이끄는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카터-라이언 갤러리는 밴프 타운에도 있으며, 캘거리공항 곳곳에서 카터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캔모어의 갤러리에서 만난 카터가 자신이 자주 방문하는 명소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캔모어에도 정말 멋진 하이킹 코스가 있어요. 하 링 트레일Ha Ling Trail은 등산이 익숙하다면 왕복 4시간 정도로 다녀올 수 있죠. 가파른 오르막이라 다리에 꽤 부담되지만 하 링 피크Ha Ling Peak 정상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지는 로키산맥의 산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힘겹게 산을 오르지 않아도 순식간에 꼭대기에 데려다주는 노퀘이산Mount Norquay 로프웨이도 좋은 선택이에요. 밴프 타운 외곽에 위치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은 편이죠. 원래 겨울에 스키장에서 사용하는 오픈형 체어리프트라서 사방이 탁 트여 있다 보니 올라가는 동안 조금 아찔하기도 해요.(웃음) 정상에 닿으면 로키산맥의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지고 야생 산양도 거의 항상 만날 수 있습니다.”
순수한 야생
캔모어 남쪽에 자리한 카나나스키 컨트리Kananaskis Country에는 여러 주립공원과 생태보호구역이 있다. 피터로히드 주립공원Peter Lougheed Provincial Park에서 길가에 멈춰 선 차량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창밖을 유심히 보니 무스 한 마리가 보인다. 머리를 숙인 채로 풀을 뜯고 있는데 나무에 가려 얼굴이 보일락 말락 애를 태운다. 그러다 고개를 들면서 풀을 되새김질하는 순간 드디어 우람한 뿔이 함께 드러난다. 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야생 곰도 처음에는 씰룩이는 엉덩이만 보여주다가 맛있는 민들레를 열심히 찾던 중에 넌지시 고개를 돌려 잠시 우리를 쳐다본다. 사나운 동물임을 잊을 정도로 마냥 귀엽다. 드라마에서 무희가 네잎클로버를 찾는 장면이 클로버를 즐겨 먹는 곰의 모습과 겹치기도 한다.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Upper Kananaskis Lake는 5화에서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오로라를 감상한 곳이다. 곰의 출현으로 일부 탐방로가 폐쇄되었으나 노스 인터레이크스 데이 유즈 에어리어North Interlakes Day Use Area는 다행히 열려 있다. 여기서부터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어퍼 호수 트레일은 약 16km 길이로 4~5시간 소요된다. 이처럼 광활한 호수를 로키산맥의 산봉우리가 둘러싸는 동시에 그 풍경이 수면에 반영되어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멀리서 플라이 낚시를 하는 사람이 고요한 움직임을 보인다.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낚싯줄을 던지는 모습이 서정적이라 마음이 평온해진다.
#Canadian Badlands
공룡의 땅
캘거리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독특한 지형의 황무지가 나타난다. 4화에서 무희가 호진에게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드는 장소가 떠오른다. 층층이 옅은 회색과 황갈색, 붉은빛 등을 띠는 미로 같은 협곡이 펼쳐지는 여기는 캐나디안 배드랜즈다. 배드랜즈는 지질학 용어로, 평소엔 건조한 기후이나 일시적으로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단단하지 않은 퇴적층을 깎아내며 형성된 협곡을 일컫는다. 캐나디안 배드랜즈의 홀스슈 캐니언Horseshoe Canyon은 4화에서 무희와 히로의 중단되었던 촬영이 재개된 곳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그 이름처럼 말발굽 모양의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무희와 히로처럼 협곡 아래로 내려가 트레일을 걷는다. 왠지 모르게 공룡이 살았을 것만 같다. 그리고 정말 그렇다.
드럼헬러Drumheller 마을의 로열 티렐 박물관Royal Tyrrell Museum에서 홀스슈 캐니언과 연관된 공룡 화석을 마주한다. 처음 화석이 발견된 알버타주의 이름을 딴 알베르토사우루스다! 티라노사우루스과에 속하지만 거대하고 둔중했던 여느 티라노에 비해 날렵한 체구를 가졌고 다리도 더 길어 시속 40km 이상 달릴 수 있는 민첩한 육식 공룡으로 추정된다. 전시 중인 원본 화석은 약 71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알베르토사우루스의 두개골이다.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을 보면서 사냥감을 한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것 같은 포식자의 모습을 상상한다. 표본 정보에 ‘홀스슈 캐니언 지층’에서 발굴되었다고 적혀 있다. 지질학에서는 보통 지층의 특징이 전형적으로 잘 드러나는 장소를 해당 지층의 이름으로 삼는데, 홀스슈 캐니언은 그만큼 대표성을 지니는 곳이다. 홀스슈 캐니언 지층은 드럼헬러에서 북쪽에 자리한 알버타의 주도 에드먼턴, 남쪽에 위치한 공룡주립공원까지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넓게 퍼져 있으며 수많은 화석이 발굴되었다.
1884년 알베르토사우루스 화석을 처음 발견한 지질학자 조셉 버 티렐Joseph Burr Tyrrell은 박물관 이름의 일부가 되었고, 이 화석의 발굴을 시작으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알버타는 세계적인 공룡의 수도가 되었다고 한다.
TRAVEL WISE
가는 방법
웨스트젯이 인천-캘거리 직항을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약 10시간 30분.
현지 교통
캘거리의 CTrain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풍력 생산 전력을 사용하는 도시철도이다. 레드 라인과 블루 라인, 두 노선이 있으며 도심의 일부 구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캘거리에서 캐나디안 배드랜즈와 로키산맥 지역은 동서로 각 1시간 30분 이내 거리이다. 캘거리에서 차를 빌려 이동하거나 여행사의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방문 최적기
사계절 모두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여행하기 좋다. 드라마는 가을을 배경으로 해 라치가 황금빛으로 물든 여러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가을은 비교적 인파가 덜 붐벼 여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유용한 정보
알버타는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주 판매세가 없는 지역으로 물건 구매 시 5%의 연방세만 부과된다.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주에 비해 더욱 낮은 가격에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셈. 캘거리공항과 가까운 쇼핑몰인 크로스아이언 밀스CrossIron Mills 등지에서 캐나다 태생의 허쉘 같은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더 많은 정보
캐나다관광청 웹사이트(dramacanada.kr)에서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촬영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알버타주관광청 웹사이트(travelalberta.com)도 여행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