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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그 높이와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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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붉게 불이 붙기 시작하는 거대한 산봉우리가 보였다. ‘이 순간이 나를 위한 자연의 서프라이즈 쇼는 아닐까?’ 가쁜 숨을 내쉬며 셔터를 누른다. 찰나를 놓치면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초조함이 나를 내몰았다. 하지만 자연은 거대하고 너그럽다. 때로는 거칠게 인간을 몰아붙이지만, 한없이 넉넉한 품처럼. 그렇게 청명한 하늘 아래 거대한 산들과 같이 있었다. 

 

최고最高 

[최∶고, 췌∶고] [명사] 
1. 가장 높음. 
2. 으뜸인 것. 또는 으뜸이 될 만한 것. 

‘최고’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이상적인 최고의 단어이다. 오늘도 자기가 사는 세상에서 그 으뜸을 좇아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끊임없이 오르고 끌어내리고 그 최고가 뒤바뀌는 것이 인간사. 하지만 자연의 최고는 인간도 어쩔 수 없다. 산도 세계 최고봉이 있다. 그러나 K2는 최고봉이 아니다. 히말라야의 해발 8848m 에베레스트 다음으로 해발 8611m인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오랜 세월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부침을 겪은 대자연에 어찌 인간이 순번을 매길 수가 있을까? K2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라 불리지만, 이에 절대 개의치 않는다. 우리가 만든 높이의 개념은 인간사 속에서만 통할 뿐이다. 수많은 등반가가 그곳에 도전했고 실패와 좌절 그리고 성공을 느꼈다. 오르지 못할지언정 눈도장이라도 찍겠다는 열망을 업은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 이곳에 모인다. 그 욕망에 내가 발을 내디딜 줄이야. K2가 서 있는 카라코람Karakoram 산맥의 거친 자연 속으로 떠나는 도전은 다른 산의 트레킹 여정과는 사뭇 다른 고난의 길이다. 발토로Baltoro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급류를 끼고 내내 절벽 길을 걷다 보면, 내가 마치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는듯한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설렘과 기대감만큼 밀려오는 긴장과 두려움, 두 감정의 충돌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거친 숨으로 바뀌어 허공으로 흩어진다. 

 

※ 사진가 유별남은 동국대학교에서 조각으로 미술학 학사, 상명문화예술대학원에서 포토저널리즘으로 예술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2018년 갤러리 류가헌에서 제주도의 4・3사건을 소재로 한 사진전 <빗개>를 열었으며 사진집 을 출간하였다. 7여 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고 에세이집 <길에서 별을 만나다>, <중동의 붉은 꽃 요르단> 등 저서가 있다. 또한 많은 다큐멘터리 방송에 출연하여 사진가의 영역을 한층 더 넓히는 데 앞장서는 중이다. 

글. 유별남BEYL-NAM YOO
사진. 유별남BEYL-NAM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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