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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담은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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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호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노마의 비하인드 신.”

 

노마에서 시내로 향하면 만날 수 있는 니하운Nyhavn 운하.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 스뫼레브뢰smørrebrød는 호밀빵을 입에 넣기 좋은 직사각형으로 잘라 버터를 바르고 절인 청어나 연어, 새우, 달걀, 고기 등을 올려 먹는 간단한 요리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브런치나 점식 식사로 스뫼레브뢰를 즐겨 먹는다.

평생 잊지 못할 요리

미식가 사이에서는 ‘노마NOMA에 가기 위해 덴마크에 간다’라는 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미쉐린 가이드>의 투 스타 레스토랑이자 영국의 잡지 <레스토랑>이 전문가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The Worldʼs 50 Best Restaurants)에서 여러 차례 1위를 거머쥔 노마. 노른자 소스와 개미를 곁들인 순록의 심장 타르타르, 블랙 트러플과 순록의 뇌를 곁들인 밀크스킨 타코, 튀긴 대구의 혀 슈니첼, 야생 청둥오리의 뇌와 오리 다리 치차론 등등 도무지 상상하기 힘든 요리가 20여 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매 시즌 음식이 바뀐다.

직접 들에 나가 그날 쓸 재료를 채집하고 작업실에서 사냥한 야생 오리의 털을 사방에 날려가며 벗기거나 신선한 순록의 머리에서 뇌를 꺼내고 손으로 잡히지도 않을 만큼 작은 식용 개미를 손질한다. 흙이나 먼지로 덮인 복잡한 구조의 이끼를 세척하기도하고 과일이나 콩, 옥수수를 발효시키는 작업은 몇 주에서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요리에 사용하는 꽃이나 허브는 레스토랑 한쪽에 자리한 온실에서 직접 키운다. 딱딱한 호박의 속을 파내고 밀랍을 입혀 그릇으로 사용하거나 동물의 뼈를 손질해 식기로 사용할 준비도 한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온종일 머리를 싸매며 만들고 먹기를 반복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발효연구실에서는 온갖 재료를 발효시키느라 모두 분주하다.

이곳의 또 다른 특별함은 키친 투어에 있다. 손님들은 오픈키친에서 요리하는 셰프를 바로 옆에서 관람할 수 있다. 미리 요청하면 고객의 언어에 맞춰 안내할 셰프를 배치하는데, 거의 모든 언어로 서비스가 가능하다(한국어도 당연히!). 이곳의 오너이자 셰프인 르네 레드제피René Redzepi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누군지 보여주자!!”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 한마디에 노마의 가치가 숨어 있다. 그대, 이런 노마를 경험하기 위해 덴마크행 비행기에 올라타지 않겠는가. 세계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이므로 이 난해한 관문을 먼저 통과한 뒤 덴마크행 항공권을 예매해야 할 것이다.

 

코펜하겐의 한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풍경.
덴마크에서는 핫도그 파는 노점을 이곳저곳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맛은 제각각 다르지만 핫도그 빵에 철판에 구운 소시지, 머스터드 소스, 적양파, 오이피클, 튀긴 양파 칩을 올린 데니시 핫도그의 형태는 어딜 가든 비슷하다.

※ 포토그래퍼이자 셰프인 문석호는 노마를 비롯한 다양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요리 경력을 쌓았다. 4년 동안 머문 멜버른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집 <멜버니안MELBURNIAN>을 발간하며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요리를 연구하며 디벨롭먼트 셰프로도 활동 중이다.

글. 문석호ROY MUN
사진. 문석호ROY 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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