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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사르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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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호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사르데냐Sardegna는 지중해 최고의 해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유의 야생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에서 현지인들은 액티비티를 즐기고 고고학 유적지를 탐험하며 주말을 보낸다.

 

사르데냐 북동쪽 모퉁이에 험준한 산과 화강암 절벽이 자리한다.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섬의 풍경은 극적으로 메말라간다. 마치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아주 얇은 파네 카라사우pane carasau 빵이 발아래에서 산산이 부서지고 있는 것만 같다. 사르데냐에는 외지고 한적한 곳도 많다. 인구밀도가 전국 평균의 3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조건이 사르데냐에서 보내는 휴식을 특별하게 만든다. 바람이 부는 포르토폴로Porto Pollo 만으로 전 세계 수상 스포츠 애호가들이 모여들고, 마달레나Maddalena 군도에서는 해안을 따라 근사하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산판탈레오San Pantaleo, 라마달레나La Maddalena, 템피오파우사니아Tempio Pausania 등 분위기 있는 마을에서 음료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다. 사르데냐는 전 세계에서 100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데, 만족스러운 삶의 질이 바로 그 비결이다. 

 

첫째 날 - 해변 만끽하기

 

아침

지중해에 속한 섬인 만큼 가장 먼저 해변을 방문해야 한다. 여행 기간 동안 익숙한 해변을 한두 곳 만들어두자. 몸에 물을 묻힌 채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싶다면 포르토폴로가 제격이다. 초심자에게 적합한 수상 스포츠의 명소이기 때문이다. ‘에메랄드 해변’이라는 뜻의 코스타 스메랄다Costa Smeralda 해변은 좀 더 차분한 분위기다. 아르차케나Arzachena 만에서 쿠그나나Cugnana 만으로 이어지는 약 16km 길이의 해안에는 다수의 고급 리조트가 있다. 칸니조네Cannigione 지구에는 광활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백만장자들이 드나든다는 포르토 세르보Porto Cervo에는 호화 요트가 정박 중이다. 점심시간 즈음, 항구 마을인 팔라우Palau로 가서 알덴테 스파게티를 맛보자. 통통한 홍합과 방울토마토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오후

팔라우는 작은 만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자체로 아주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요새는 가이드를 동반해 둘러볼 수 있다. 팔라우 항구에서 마달레나 군도를 오가는 배가 30분마다 운항하는데, 자동차를 탄 채 승선할 수 있고 요금은 왕복 8만원 선이다. 참고로 마달레나는 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이다. 페리를 타고 라마달레나에서 내리면 곧장 차를 몰아 다리를 건너 카프레라Caprera로 향한다. 이곳에서 소나무 숲 사이로 하이킹을 하거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만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해변에서 근사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자. 이탈리아 통일의 영웅인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장군이 카프레라에서 그의 생애 마지막 26년을 보냈으며, 소박한 그의 집 카사 디 가리발디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저녁

해가 저물면 차를 몰고 다시 군도의 수도인 라마달레나 마을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라촐리Razzoli 섬이나 스파르지Spargi 섬으로 가는 배를 빌릴 수 있다. 라촐리는 바다거북과 물개로 잘 알려져 있고, 스파르지는 고즈넉한 외딴 섬이다. 라마달레나 마을은 우아하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고풍스러운 거리를 따라 파스텔 색상의 건물이 줄지어 서 있고 항해를 모티브로 한 옷, 보석, 공예품 등을 파는 개성 있는 가게가 많아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 레스토랑과 와인 또는 ‘미르토mirto’라는 현지 술을 마시기에 완벽한 분위기의 바도 있다. 기분 좋게 북적이는 이곳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팔라우로 돌아오는 페리가 밤 늦게까지 운항한다.  

 


 

소풍하기 좋은 섬 3곳

자연, 해변, 역사까지 섬마다 각기 다른 정서를 경험해보자.

 

자연: 스파르지SPARGI

마달레나 군도의 일원이며 화강암으로 된 만과 울창한 초목이 자리한다. 스파르지에 속한 아주 작은 섬 스파르지오토에는 로마의 난파선이 있는 멋진 다이빙 지점과 풍부한 해조류가 있다. 팔라우나 라마달레나에서 배를 타면 된다. 

해변: 부델리BUDELLI

부델리는 붉은 산호 조각 덕분에 분홍빛을 띠는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스피아지아 로사 해변에 위치한다. 하지만 여행자가 지나치게 몰리면서 그 색이 바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해변 뒤로 난 보행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역시 팔라우나 라마달레나에서 배를 타면 된다. 

역사: 타볼라라TAVOLARA

1800년대 초에 베르톨레오니 가문이 이곳을 별개의 독립 왕국으로 선언했다. 그 가족의 묘지에 ‘킹 파올로 1세’의 무덤이 있다. 타볼라라는 오늘날 다이버들에게 인기 있는 해양 보호 구역이 되었다. 포르토 산 파올로에서 페리를 타면 된다.

 

둘째 날 - 역사와 수공예품

아침

사르데냐의 과거를 뒤져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고고학적 자원이 풍부한 사르데냐의 뿌리는 기원전 1500년부터 로마에게 점령당한 기원전 238년까지 이곳에 살았던 누라기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 7000개의 누라기 유적지에는 시체를 묻은 매장지와 ‘누라게Nuraghe’라고 불리는 신비한 원추형 탑 등이 있다. 누라게의 용도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전문가에 따르면 사원, 요새, 통치자가 살던 집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르차케나Arzachena 지구에 있는 누라게 라 프리스지오나Nuraghe La Prisgiona 유적지에서는 광대한 건물복합단지와 망자들이 묻혀 있는 거대한 코듀 베키우Coddu Vecchiu 무덤을 포함해 일곱 군데를 돌아볼 수 있으며, 한 곳만 보려면 각각 약 1만원, 모두 보려면 약 3만4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더위를 피하려면 이른 아침 시간에 방문하자.

 

오후

동쪽으로 6.5km 정도 이동하니 뾰족한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마을 산판탈레오San Pantaleo가 나타난다. 중심부에는 꽃나무와 교회가 있고, 주변의 차도를 따라 현지 화가의 그림을 파는 가게가 자리한다. 북적이는 카페 겸 바가 있는 광장 일대도 좋지만, 인근에 위치한 이크노스Ichnos 지역에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피자를 먹는다. 차를 타고 45분 정도 이동하면 언덕이 많고 직조공으로 유명한 아기우스Aggius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MEOC라 부르는 민족지리학 박물관에는 수백 년 된 베틀이 진열되어 있다. 전통 방식으로 직조한 태피스트리가 얼마나 노동집약적이고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가브리엘라 루추Gabriella Lutzu의 작업실에 들러보자. 그는 자그마치 35년 동안 직조를 해온 숨은 장인이다.

 

저녁

언덕을 가로질러 몇 분만 가면 템피오파우사니아Tempio Pausania 마을이 등장한다. 이탈리아 코르크 총 생산량의 4분의 3이 사르데냐에서 나오는데, 템피오파우사니아가 그 주요 생산지다. 마을 주변에 광대한 코르크 참나무 숲이 있다. 상점 어디에서나 지갑과 열쇠고리 등 다양한 코르크 제품을 판매하며, 뮤제오 스토리코 델레 마키네 델 수게로Museo Storico delle Machine del Sughero(코르크 기계 박물관)에서 오래된 코르크 제조 장비도 볼 수 있다. 템피오파우사니아에는 우아한 화강암 건축물과 경외심을 자아내는 역사적인 교회가 여러 개 있다(17세기에 대학살을 저지른 교황의 면죄를 위해 현지 귀족이 지은 연옥 교회도 포함된다). 알 베키오 코르소Al Vecchio Corso에서는 가정집 분위기에서 간단한 이탈리아식 저녁을 제공한다. 

 


 

역사 유적지 5곳

고고학적인 여정을 도와줄 필수 방문지.

 

코두 에키우
CODDU ECCHJU

거대 무덤인 코두 에키우의 역사는 기원전 18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덤 꼭대기에는 단 위에 수직으로 선 돌들이 일종의 회랑을 형성하고 있다. 중앙에 거대한 비석이 서 있는데 여기에는 제물을 넣는 작은 구멍이 있다.

 

라프리스지오나
LA PRISGIONA

기원전 1400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라프리스지오나 마을은 광범위한 유적이 모여 있는 곳이다. 장인들이 사는 오두막이 누라게를 둘러싸고 중심부에 위치한 탑 2개가 마을 지도자들이 사는 곳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산 심플리시오 교회
CHURCH OF SAN SIMPLICIO


올비아Olbia에 있는 산 심플리시오 교회는 11세기에 지어졌다. 이곳 터는 심플리시우스 주교가 창으로 살해된 지점을 표시하고 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외관은 종탑과 3중 창이 포함돼 있으며, 내부의 제단 아래에는 심플리시우스의 유물이 자리한다.

 

올비아 고고학 박물관
OLBIA’S ARCHAEOLOGICAL MUSEUM

올비아 고고학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이 지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광범위한 컬렉션을 보유 중이다. 해안가에서 발견된 공예품과 독특하게 축조된 중세시대 난파선 등을 전시한다.

 

말치투 템피에토
MALCHITTU TEMPIETTO


아르차케나 언덕 꼭대기에 있는 말치투 템피에토 사원은 약 3500년 전 바위 위에 세워졌다. 바위틈과 자연적으로 생성된 선반 등이 신에게 바치는 제단으로 사용되었다. 1964년에는 도자기 등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발견 당시 사원 바닥에서 자라는 나무의 뿌리에 의해 부서져 있었다.

 

셋째 날 - 바람을 따라서

유럽 수상 스포츠의 수도라 불리는 사르데냐의 북동부는 쨍한 날씨에 모래가 많고 바람이 휘몰아친다. 여러 물줄기로 나뉜 거대한 백사장이 인상적인 포르토폴로를 찾아가보자. 여행사를 통해 현지 숙박, 장비 대여, 개인 강습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윈드서핑과 패들보드

포르토폴로는 동쪽과 서쪽이 뚜렷이 구분된다. 만의 동쪽은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잔잔한 물살을 가를 수 있어 윈드서핑에 제격. 초보자라면 넓고 안정적인 보드를 빌린 후 강습에 한두 번 참여하면 된다. 해변에 설치된 보드인 ‘시뮬레이터’를 통해 서핑에 필요한 기본 기술을 빠르게 익힐 수 있다. 혹시 번거롭다면 해안선을 따라 숨겨놓은 스탠드업 패들보드를 빌리면 된다. 

 

카이트서핑

만의 서쪽은 더 넓고 해풍이 불어 다소 거칠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런 파도와 잔물결이야말로 카이트서퍼들에겐 완벽한 조건이다. 짜릿한 쾌감에 중독된 이들은 연에 의지해 일종의 경사로라고 할 수 있는 파도에서 보드를 2~4m 높이로 날린다. 처음 시도해본다면 적어도 아침에 두세 번의 강습을 받으며 연을 조립하고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 강사와 안전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라디오 주파수로 교신하는 헬멧을 제공한다. 

 

수면 아래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에 딱 맞는 명소가 있다. 산타 테레사 갈루라Santa Teresa Gallura에 있는 오르카 다이브 클럽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전용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수중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사르데냐 바다 아래에는 화강암 바위와 동굴과 해초가 물결치는 초원이 넘실댄다. 칵테일 잔 모양처럼 꽃을 피우는 ‘인어의 와인 잔mermaid’s wine glass’이 자라는 둑 사이로 붉은 말미잘과 자리돔 떼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불가사리, 숭어, 오징어, 문어 등도 관찰할 수 있다. orca-diveclubs.com

 

건배하기 좋은 곳

미르토는 현지 술로 잘 알려진 인기 있는 스폿이다. 키 작은 관목인 머틀로 만든 달콤한 맛의 미르토 로소mirto rosso(짙은색 열매로 만든 것)와 미르토 비앙코mirto bianco(흰색 베리로 만든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취향에 맞게 주문해보자. 

 

더 많은 정보


일 지오토네
Via Don Occhioni 10


이크노스
Via Zara 54, San Pantaleo


코르크 기계 박물관
Via Limbara 9


알 베키오 코르소
Via Roma 96


올비아 고고학 박물관
Via Isola Peddone


말치투 템피에토 사원
Località Malchittu, Arzachena


MEOC
museodiaggius.it

 

현지 여행하기

플래닛 트래블 홀리데이 여행사의 사르데냐 북동부 여행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포르토 폴로 인근 숙박과 수상 스포츠 강습을 포함해 1주일에 1인 약 98만원이다. planettravelholidays.com

 

글. 아드리안 필립스ADRIAN PHILLIPS
사진. 포코너즈, 알라미,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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