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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도시, 더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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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뉴질랜드 남섬의 동부 해안가에 자리한 더니든은
개성 넘치는 문화와 액티비티,
그리고 현지인의 자부심이
골고루 뒤섞인 매력적인 지역이다.”

 

오타고 반도.

뉴질랜드 남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더니든Dunedin은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곳이다. 마오리족과 영국인이 와이탕이 조약을 체결한 후, 1848년 이곳은 스코틀랜드인의 정착지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문화를 아우른 주민들은 더니든이 유네스코 문화의 도시UNESCO City of Literature에 등재된 것과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길을 보유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곳은 끈끈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오래된 캐드베리Cadbury 초콜릿 공장의 사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더니든의 랜드마크로 여겨졌던 이 공장은 2018년 폐업 위기에 처했고, 주민들은 오타고Otago라는 초콜릿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공장은 태평양 연안의 나라들에서 공급받은 카카오 열매로 수제 초콜릿을 만들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ocho.co.nz

 

여행자들이 보겔 세인트 키친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달콤한 초콜릿 맛을 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즐기고 싶다면 세인트 클레어 호텔St Clair Hotel로 향하자. 이곳에 위치한 티티 레스토랑에서는 바다를 보며 5가지 초콜릿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저녁 무렵에는 프로히비션 스모크하우스로 가서 바비큐를 주문하거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더 스완의 안뜰에서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간단한 식사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한편, 보겔 세인트 키친에서는 현대적 감성이 가득한 공간에서 화덕 피자를 구워낸다. titi.co.nz, theswan.nz, prohibitionsmokehouse.co.nz, vogelstkitchen.nz

더니든은 저명한 예술가들의 거리예술품을 감상하기 좋은 지역이기도 하다. 지도를 펼치고 더니든 스트리트 아트 트레일Dunedin Street Art Trail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로아Roa, 픽셀 판초Pixel Pancho, 나탈리아 락Natalia Rak 등의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자전거 뒤로 보이는 토이투 오타고 세틀러 뮤지엄.

혹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러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토이투 오타고 세틀러 뮤지엄 로비에 세워진 증기기관차가 호기심 많은 여행자를 맞이한다. 예술가 브루스 마할스키Bruce Mahalski의 개인 주택에는 뼈로 만든 미술품과 디자인 컬렉션인 뮤지엄 오브 내추럴 미스터리Museum of Natural Mystery가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최고의 명소는 도시 외곽의 언덕에 자리한 라나크성이다. 1870년대에 지어진 이 스코틀랜드풍 저택은 최근 세심하게 복원되어 다운튼 애비Downton Abbey에 견줄 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toituosm.com, royaldunedinmuseum.com, larnachcastle.co.nz 

이제 도심을 벗어나 길이가 거의 20km에 달하는 오타고 반도Otago Peninsula에 닿는다. 이 반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과 노란색 눈을 가진 펭귄 등 희귀한 해양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또는 더 로열알바트로스 센터The Royal Albatross Center 전망대에서 바닷새의 일종인 북방로열알바트로스northern royal albatross의 서식지를 살펴봐도 좋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더니든을 보호하기 위해 건축한 타이아로아 요새Fort Taiaroa 인근의 해변에서는 휴식을 취하는 물개와 바다사자도 만날 수 있다. albatross.org.nz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것으로 손꼽히는 거리.

도시 북쪽에는 숲속에 조성한 93만 평 규모의 오로코누이 생태보호구역Orokonui Ecosanctuary이 있다. 이곳엔 멸종위기에 처한 타카헤 한 쌍과 희귀한 키위종인 서던브라운키위새의 새끼 등이 서식한다. 주말에만 개방하며,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산책로를 둘러볼 수 있다. orokonui.nz

더니든의 주민에게 자부심, 더 나아가 오만함을 심어주는 요소는 많지만 무엇보다 모래 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은 에스플라나드Esplanade 호텔 옆에 위치한 세인트 킬다 비치St Kilda Beach.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곳은 절벽 사이에 놓인 인공 터널을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터널 비치Tunnel Beach다.

터널 비치의 입구를 장식하는 장엄한 바위 아치를 배경으로 특별한 사진을 남겨보자. 서던 스카이스 스타게이징Southern Skies Stargazing 투어에 참여하면 미지의 마오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침낭으로 온몸을 감싼 채 핫초코 한 잔을 들고 타타이 아로랑기tatai arorangi, 즉 마오리 점성술에 대한 전설을 들어본다. horizontours.co.nz, dunedinnz.com

 

 

 보컬리스트가 
 추천하는 스폿! 

타후 맥켄지Tahu Mackenzie는 더니든에서 활동하는 밴드 타후와 타카헤Tahu and the Takahes의 메인 보컬이자 오로코누이 생태보호구역의 교육자다. tahuandthetakahes.nz 


카리타네
KARITANE

더니든 북쪽에 자리한 이 소도시에서 마오리족의 요새였던 후리아와 반도Huriawa Peninsula를 찾아가보자. 산책로를 따라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패널이 세워져 있다. puketarki.nz

 

더니든 식물원
DUNEDIN BOTANIC GARDEN

레드우드가 무성한 숲에서 다채로운 식물을 감상해본다. 겨울철 온실에서 키우는 종부터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종까지. 그리고 출구 한편에 있는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며 투어를 마무리해보자. dunedinbotanicgarden.co.nz

 

세인트 클레어 비치
ST CLAIR BEACH

뉴질랜드의 서핑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바다사자, 등반이 가능한 화산암 절벽, 웅덩이에서 소용돌이치는 황소다시마, 그 위를 높이 나는 페어리프리온 등을 보며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

글. 샤니 허드슨SHANEY HUDSON
사진. 게티, 셔터스톡, 이사벨라 하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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