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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GUIDE : FES
길을 헤매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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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모로코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도시의 미로 같은 옛 거리에 심취해 공예품과 카페,
형형색색의 타일로 뒤덮인 수백 년 된 저택들을 발견한다.”

 

밥부즐루드 성문.

 

모로코 페즈Fez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건 가장 위대한 중세도시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복잡하게 뒤얽힌 도로망에는 정교하게 지은 사원과 궁, 마드라사 고등종교학교 등 아주 특별한 이슬람 건축물이 자리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황홀한 건 일상의 마술이다. 망치로 놋에 무늬를 새겨 넣는 장인부터 향신료 포대를 싣고 시장 사이를 오가는 당나귀와 온 거리에 떠다니는 강렬하고도 신선한 민트티의 향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한 장면과 오버랩된다. 그러나 이 모든 건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페즈는 잘 보존된 관광지를 넘어서 살아 움직이는 도시다. 그래서 매혹적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알려진 메디나Medina 옛 지구의 미로에서 길을 잃고 방황해보자. 매번 헤맬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기다린다. 우아한 안뜰이나 오래된 궁의 타일을 깐 바닥과 삐걱대는 기둥을 보는 것도 즐겁다. 제일 먼저 나감Nagham 카페 옥상에서 신선한 과일 스무디를 마시며 오래된 도시를 구경하자. 푸른 문이라는 뜻의 밥부즐루드Bab Bou Jeloud 성문을 지나면 바로 보인다. restaurantnagham.com

 

메디나 지구에 있는 팔레글라우이궁전으로 난 길에 앉아 있는 남성.

 

페즈에는 이상한 당나귀 말고도 딱히 교통체증이 없어 느긋하게 걸어 다니기 좋다. 구시가지를 관통하며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탈라아케비라Tala’a Kebira 길에서 산책을 시작한다. 흥미로운 건축물 사잇길 양 끝으로 남서부엔 부이나니아 마드라사Bou Inania Madrasa가, 북동부엔 알아타린 마드라사Al-Attarine Madrasa 등 중세시대에 세워진 두 개의 이슬람 고등종교학교가 있다. 두 곳 모두 모로코의 공예 기술을 살펴보기에 딱 좋다. 건물 표면을 타일로 정교하게 덮고 회반죽으로 칠한 뒤 삼나무를 깎아 장식한 것을 볼 수 있다. 두 곳을 오갈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도시를 가로질러 유유자적 어슬렁거리며 가판대에서 달팽이나 누에콩 수프를 맛보자. 좀 더 든든한 메뉴를 찾는다면 탈라아케비라 거리 남쪽 끝 카페클록Café Clock의 옥상이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낙타고기 버거 등 흥미로운 메뉴를 선보일 뿐 아니라, 현지 시장을 돌아보며 식재료를 고른 다음 모로코 요리를 배워보는 쿠킹클래스도 운영한다. cafeclock.com

인근에 위치한 다르바사박물관Dar Batha Museum에 가면 페즈 전역의 건축물과 실내 장식의 특징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수작업으로 굽는 모로코식 젤리주 타일과 타데락트 회반죽 등 모로코식 공예와 예술로 완성된 이 박물관은 술탄의 여름 궁전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딸려 있다. 주로 메디나 지구의 버려진 집에서 나온 유물을 전시 중이며, 박물관의 분위기는 이곳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18세기 지어진 팔레글라우이궁전Palais Glaoui의 스러져가는 위엄과 닮아 있다. 미로처럼 좁은 통로, 테라스와 안뜰로 이루어진 이 저택은 시간과 함께 우아하게 나이 들어 그 황폐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상적이다.

 

슈아라태너리 제혁소.

 

하지만 페즈의 공예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전통이다. 구리 세공사나 카펫 직조가 등 모든 장인들이 협소한 공방에서 창작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중 가죽 제품이 대표적으로 페즈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슈아라태너리Chouara Tannery 제혁소에 꼭 들러야 한다. 이곳은 16세기부터 이 특별한 구조의 복합 세척소에서 가죽을 씻고 염색해왔다. 가죽을 무두질하는 냄새가 어찌나 강한지 나중에 숙소에서 피부를 문질러 씻어내야 할 정도다. 한편 페즈 전역에는 모로코식 공동 한증탕으로 알려진 함맘Hammam이 있는데, 그중에서 함맘메르니시&스파Hammam Mernissi & Spa는 대리석 욕조를 갖춘 곳이다. 호텔마다 전용 함맘에 좀 더 고급스러운 체험을 위해 전통적인 방식에 아로마오일 등의 제품을 결합한다. 타일로 이뤄진 라메종블러La Maison Bleue 호텔의 스파가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facebook.com/hammam.mernissi, maisonbleue.com

일정이 바쁘더라도 적당히 잘 복원된 더루인드가든The Ruined Garden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즐겨보길 권한다. 상인이 살던 집의 안뜰에서 북아프리카식 스튜인 소고지 타진과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와 함께 나오는 구운 양고기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여정의 끝엔 인근 리아드페즈Riad Fès 테라스로 가보자. 기도 시간을 알리는 무에진의 소리가 도시로 번질 때 아틀라스산맥 위로 해가 지는 그림 같은 풍경이 기다린다. ruinedgarden.com, riadfes.com

 

전통 모로코식 민트티.

 

케이트 크발비크 추천
 예술과 건축 분야 
 핫플레이스 

케이트 크발비크Kate Kvalvik는
남편 알라 사이드와 함께 오래된
궁전을 복원해 다르세파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darseffarine.com

 

아인녹비
AIN NOKBI

메디나 바로 바깥쪽 아인녹비
지구에는 젤리주 점토 타일이나
도자기에 특화된 공방들이 있다.
모로코식 젤리주 타일은 다양한
색과 복합적인 기하학무늬로
잘 알려져 있다. 공방에서 타일
만드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네이야린박물관
NEJJARINE MUSEUM

페즈를 찾는 무역상들이 머물던
19세기 초 인상적인 여관 건물에
들어선 네이야린박물관을
좋아한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목조 예술품과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옥상엔 평화로운
카페가 있다.

 

가이드 투어

페즈에 있는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을 돌아보는 이 투어는
건축가인 남편이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거주 지역에
있는 개인 주택들을 주로
돌아보는데, 복원 중이거나
복원이 완료된 주택이 포함된다.

글. 아만다 캐닝AMANDA CANNING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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