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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사파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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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호

 

“소수민족의 삶 속으로, 산속으로!”

 

사파의 라이스 테라스가 절경을 이룬다.

SAPA
22°20'17"N  103°50'45"E


베트남 서북부, 중국과 국경을 접한 라오까이성Lào Cai Province의 해발 1650m 고산지대에 자리한 사파. 드물지만 겨울에는 베트남에서 거의 유일하게 눈이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이 지역의 깊은 산속은 12개의 소수민족이 흩어져 사는 터전이다. 이들은 자연의 지형 그대로 가파른 경사면에 계단식 논을 경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라이스 테라스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9월의 풍경은 특히 아름답다. 사파의 산악을 트레킹하며 소수민족과 교류하고 그들의 삶을 경험하는 여행은 신비롭고 평화롭다. 더 나아가 라오스와 미얀마, 베트남 등이 자리한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높은 판시판산Fansipan Mountain에 오르기까지, 사파에서의 여정은 이채롭다.

 

너른 사파 광장.

 

 KNOW IT 

사파 시내 둘러보기

사파 여행의
시작과 끝이 되어준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사파로 향하려면, 직행버스인 사파 익스프레스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다. 현지 아이들이 맘껏 뛰놀거나 축구 등을 하는 사파 광장Sapa Square은 다양한 축제나 공연이 열리는 이곳의 중심지이다. 광장 주변에는 프랑스가 통치하던 시절인 1895년 로마 고딕 양식으로 건축한 사파 노트르담 성당이 자리한다. 토요일 저녁에는 성당 옆에서 러브 마켓Love Market이 열리기도 하는데, 마을의 선남선녀가 어울려 춤을 추며 사랑을 싹틔워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시장에서 다양한 소수민족이 손수 만든 수공예품 등도 살 수 있다.

성당 너머로 보이는 함롱산Ham Rong Mountain은 마치 용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용의 머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성당의 옆길을 따라가면 나타나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데 성인 1인 기준 7만동(한화 4000원)이다. 해발 1880m지만 사파의 고도까지 고려하면 1시간 이내로 오르기 비교적 완만한 산이다. 계단과 오솔길을 따라 산을 타다 보면 12지신 동물 조형물을 전시한 정원, 난초를 가꾼 화원, 복숭아와 자두 등이 탐스럽게 열리는 농원 등이 나타난다. 바람결에 피리 소리가 들린다면 산 중턱에 위치한 민속공연장에서 시작된 선율일 것이다. 하루에 네 번 무료로 소수민족의 전통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니 시간 맞춰 산을 오르는 것도 좋다.

땀몬Tam Mon동굴과 꽁쩌이Cong Troi(천국의 문)라고 불리는 두 개의 기암괴석을 지나 정상인 산메이San May(구름 정원) 전망대에 도착해 사파 호수와 시내를 한눈에 담아보자. 맑은 날에는 사방으로 펼쳐진 호앙리엔산맥Hoang Lien Mountains과 판시판산 정상을 볼 수 있다. 사파에는 안개가 자주 끼는데, 함롱산 주위를 떠도는 구름 역시 멋스러우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LOCAL FLAVOR 

사파의 자연에서 채집한 식재료에
전통의 요리법을 입히다.

사파 호수 주변 식당에서 인기 있는 요리 중 하나는 현지 계곡에서 잡은 신선한 연어로 만든 전골이다. 냇가에서 잡은 물고기 까 수오이ca suoi를 바삭하게 튀긴 요리 역시 일품! 시장에서 작은 항아리를 발견했다면 사파의 소수민족이 쌀과 허브를 주원료로 발효해 빚은 전통주 르어우 껀ruou can이다.

 

 

깟깟마을에 사는 블랙흐몽족.

 EXPERIENCE IT 

소수민족 문화 깊숙이

소수민족 마을을 향해 트레킹을 해보자.
소수민족의 일원이 직접 안내해주며 함께 식사하는 것은 물론 원한다면 홈스테이도 가능하다.

 

깟깟Cat Cat 마을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약 2~3km 거리의 트레킹 코스로 걸어서 20~30분 정도 소요된다. 깟깟마을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소수민족 블랙흐몽족Black Hʼmong이 살고 있다. 흐몽족은 그린, 화이트, 플라워 등으로 분류되는데 블랙흐몽족은 전통적으로 짙은 남색 의복을 입고 커다란 은제 장신구 치장을 즐긴다. 그 아름다움은 수시로 열리는 무료 민속 공연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깟깟마을에는 ‘라이스 테라스’라 불리는 계단식 논이 펼쳐진다. 냇가를 지나다 보면 나무로 만든 정교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수확한 쌀 등을 찧는 것이다. 주식으로 재배하는 옥수수로 빚은 전통주도 놓치지 말자. 블랙흐몽족이 기르는 닭과 돼지가 거리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모습도 어느덧 익숙해진다. 여유가 된다면 마을의 명소인 띠엔사Tien Sa 폭포에도 들러보길.

 

따반Ta Van 마을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이 마을에는 머리에 붉은 터번을 두르고 화려한 장식을 한 레드자오족Red Dzao이 살고 있다. 레드자오족 기혼 여성의 경우 눈썹을 면도하는 문화가 전해 내려온다고. 따반마을에서는 레드자오족의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한 허브 스파를 해보자. 그들이 깊은 산속에서 손수 채집한 각종 약초를 장작불에 끓여 전통 약욕을 준비한다. 이 부족의 여성은 출산 후 3일 동안 매일 이렇게 목욕한다고. 혈액순환 등을 도울 뿐 아니라 미용에도 좋은데, 그들 대다수가 피부 좋은 이유가 여기 있다. 함께 정글 같은 숲속에서 직접 허브를 따는 경험도 특별하다. 레드자오족은 카다멈을 재배하기도 하며 이 역시 허브 스파에 자주 사용된다. 이 부족은 대나무로 한지와 비슷한 종이를 만드는데, 여기에 글씨나 그림을 그려 넣고 문에 걸어 부적처럼 악운을 차단하는 문화도 신묘하다.

 

시장 탐험

사파의 여러 시장은 소수민족이 서로 교류하는 집결지이자 직접 수확한 농산물과 손수 만든 특산품 등을 사고파는 장터로서 산간의 교역 문화를 보여준다. 특히 사파 시내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박하마을 시장Bac Ha Market이 유명하다. 일요일마다 소수민족은 부족 고유의 전통의상과 장신구를 착용한 채 걸어서 혹은 스쿠터 심지어 말을 타고 시장에 도착한다. 직접 만든 의류 등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집에서 키우는 닭과 돼지, 농사에 필요한 물소 직거래 풍경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도 흥겹기는 마찬가지.

 

문화 탐방

시내에 위치한 사파 문화 박물관Sapa Culture Museum은 소수민족 중 블랙흐몽족과 레드자오족의 문화를 주로 소개한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안내가 되어 있으며 설명을 읽다 보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판시판산 정상에서 사원과 탑이 내려다보인다.

 

 GO FOR IT 

인도차이나의 지붕에 오르기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 불리는
해발 3143m 판시판산으로!

사파 남부를 이루는 국립공원이자 자연보호구역인 호앙리엔산맥. 판시판산은 호앙리엔 국립공원의 주요 명소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까지 손쉽게 오르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사파 광장 근처 선플라자에서 산악기차인 푸니쿨라에 탑승하면 호앙리엔 케이블카 터미널까지 연결된다.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1410m를 오른다. 요금은 성인 1인 기준 72만8000동(한화 약 4만원). 공중에서 사파 시내와 깟깟마을의 계단식 논, 울창한 숲 등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케이블카가 도착한 해발 3000m에서 정상에 이르는 방법은 두 가지. 7만동(약 4000원)의 요금을 지불하고 푸니쿨라를 타거나 600여 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다.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에 쩐 왕조Tran Dynasty 시대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빅반젠 사원Bich Van Zen Monastery과 11층 석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베트남 불교 건축을 재현한 21m 높이의 관음상 앞, 이곳의 장엄하고 영적인 풍경 속에서 손바닥을 맞대고 잠시 기도해보자.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청동 불상인 더 그레이트 부다 스태추The Great Buddha Statue의 1층은 차와 비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여러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물론 정상까지 푸니쿨라를 타고 편안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이 모든 것을 찬찬히 구경해도 좋다. 정상에서 펄럭이는 베트남 국기와 함께 기념사진은 필수! 산악지대 특성상 서늘하고 기상 변화가 심한 편이므로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시야가 좋지 않르니 판시판산을 오르기 전에 일기예보를 꼭 확인하자.

 

 냇지오와 탐험하기! 

사파 외곽의 외딴 언덕에 자리한 토파스 에코로지Topas Ecolodge는 33개의 초가 방갈로와 인피니티 풀을 갖추고 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유니크 로지 오브 더 월드에 선정되었다. 로지는 주변 마을에 사는 소수민족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학교를 짓고 교량과 도로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등 그들의 삶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들은 대부분 인근 출신이며, 소수민족 마을까지 트레킹 투어도 제공한다. 부족의 전통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시음한 다음 공방으로 이동해 장신구 등을 세공하는 방법을 배우고 매혹적인 귀걸이나 반지 등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아세안 여행에 관한 더 많은 정보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org/kor/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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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민주MIN-JOO KIM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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