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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T & POEM
부안 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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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호
(왼쪽부터)
반짝이는 물빛이 인상적인 채석강.
스테이 변산바람꽃 한편에 위치한 ‘시인의 방’에 놓인 필기구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수많은 시인에게 영감을 준
부안의 소금길을 따라간 여정.”

 

 

‘시인의 방’ 앞 흔들의자에 앉으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을 면면히 감상할 수 있다.

 

부안읍에서 버스로 삼십 분쯤 달리면
객짓밥 먹다가 석삼 년 만에 제 집에 드는 한량처럼
거드럭거리는 바다가 보일 거야
먼 데서 오신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하자고,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다고,
바다는 너의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대수롭지 않은 듯 한 마디 던지면 돼
모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이야

– 안도현 시인 <모항으로 가는 길> 中

 

 

(시계방향)
계절감이 물씬 풍기는 목조주택 옆 벚나무.
조식을 먹을 수 있는 홀에 자연으로 둘러싸인 1인용 작업 공간이 자리한다.
보얀 해무가 옅게 낀 바다와 마주한 스테이 변산바람꽃의 아침.

 

시인의 방

아침 7시 무렵, 전라북도 부안 남쪽 끝에 자리한 어느 포구 마을의 다락방에서 눈을 뜬다. 창문 밖에서는 갈매기 한 무리가 소란스럽게 날아다닌다. 지난밤에만 해도 뭍의 경계까지 바닷물이 가득 찼었는데 썰물 때가 지난 지금은 밀려나간 해수의 흔적과 함께 찐득한 갯벌이 펼쳐져 있다. 남아 있던 해무가 사라질 즈음, 건너편에 있는 고창 땅이 봉긋한 섬처럼 보인다. 스테이 변산바람꽃은 이처럼 시간과 계절에 따라 매번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펜션을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건축에 관심이 많아 삼나무랑 소나무, 폐벽돌을 가지고 1년 동안 집을 지었는데 그걸 사람들과 나누려다 보니 숙소 형태가 된 거죠.” 서융 전 대표가 손수 완공한 이곳은 펜션을 거쳐 한때 문학인을 위한 레지던스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는 아들인 서준규 대표가 주택 두 채를 세공하고 자연물을 오브제로 삼아 트렌디한 스테이로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가로방, 세로방, 다락이 딸린 방 등 총7개 의 방이 있습니다. 모든 방은 의도적으로 비워내는 것에 집중했어요. 아늑한 집, 햇살, 바다 외에 아무것도 들이지 않으면 손님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를 채워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서준규)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시인의 방’. 본래 쪽방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아담한 이 방은 실제로 안도현 시인이 종종 머물다 가는 영감의 터전이다. 아무리 다른 방을 권해도 그는 꼭 이곳에서 일주일 넘게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가끔 계실 때를 제외하곤 비어 있는 방이다 보니 시인께서 숙소로 내놓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2017년에 기존의 골조는 그대로 두되 일부를 고쳐 안도현 선생님처럼 한 분만 와서 지낼 수 있도록 소박하게 꾸렸습니다.”

방에는 시집 두 권, 손때 묻은 노트, 널찍한 책상, 연필과 지우개, 라디오 채널을 들을 수 있는 작은 오디오 등이 단출히 놓여 있다. ‘문장 노트’라 불리는 수첩에는 그간 이곳에 투숙했던 이들이 적은 시구가 빼곡하다. “시인의 방에서 시인이 처음에는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명사를 뜻해요. 모두가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꼭 자신이 창작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혼자 간직하기 벅찬 구절을 하나씩 써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물론 본인의 문장을 남겨도 좋고요. 제 지인은 이곳에 머물면서 대여섯 권의 문장 노트를 읽느라 밤을 새웠다고 하더라고요. 시인의 방이 큰 스토리를 엮어나가고 그 안에서 손님들이 작가와 독자가 되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 흥미롭지 않나요?” 책상 너머로 보이는 풍광이 그새 또 달라져 있다. 어느덧 넉넉하게 차오른 바다가 <모항으로 가는 길>의 한 구절처럼 조금 더 머물다 가라며 여행자를 붙잡는 것만 같다.

 

 

부안에서는 소금꽃이 봄의 소식을 알린다.

 

빛의 긴 손가락이
쩍쩍, 몸을 찌르는 땡볕
막막한 저 소금의 섬
무섭게 조용한 염전 속으로
건너편 풍경이 속속 이사를 든다
수묵화 한 폭이 완성되었다
피안의 저 풍경 어디쯤
만개한 도원이 있겠지

– 손순미 시인 <곰소염전> 中

 

 

보메로 해수의 농도를 측정하는 이강연 염부.

 

햇빛과 바람과 소금

4월 중순, 남서쪽 바닷가 마을은 한낮의 기온이 20℃까지 오르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봄이 오면 곰소리에 자리한 염전에도 하얀 소금꽃이 피어난다. 작당마을에서 차로 10분을 달려 도착한 곰소염전에 염부들이 하나둘 모여 대파 (소금을 긁어 모으는 도구)로 타일을 밀고 있는 이유다. 곰소염전이라는 명칭은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조선시대 고지도 를 펼쳐보면 부안 북서쪽에 현재의 계화면에 해당하는 염소면이 위치하는데, 지명으로 미루어 과거에 염전이 많았던 곳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염창은 현의 서쪽에 있다. 공사 염간이 모두 113명인데, 봄・가을에 바치는 소금이 1127석 남짓하다’는 기록이 발견된다.

지금의 염전 시설이 구축된 해는 1946년, 남선염업이 설립된 시기다. 이곳의 천일염은 저수지에 바닷물을 가두는 것으로 시작한다. 1차・2차 증발지에서 염도를 높인 후 결정지에 보내는데, 날이 좋지 않으면 염전의 소금물을 함수 창고인 해주에 비축해둔다. 소금 결정은 염도가 25%에 달할 때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 염부들은 늘 ‘보메’라 부르는 농도계를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빨래가 잘 마르는 건조한 날씨가 15일간 유지되면 비로소 소금이 완성된다.

“곰소염전의 소금은 쓰지 않고 오히려 답니다. 바닷물을 증발시킬 때 쓴맛을 내는 염화마그네슘이 생성되는데 그게 들어 있는 고농도의 간수를 생산 단계부터 최대한 빼내기 때문이죠.”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신정우 과장이 설명한다. 그들이 고수하는 전통 방식은 소금을 타 지역 대비 1/3 정도 소량밖에 생산할 수 없지만, 햇소금조차 3년 묵은 맛을 낼 정도로 정제되어 있다. 특히 5월에는 변산반도 송림에서 날리는 송홧가루가 결정지에 노랗게 쌓여 새로운 색을 띤다. 단 일주일 동안만 생산할 수 있는 송화소금은 천일염 중에서도 고품질로 손꼽힌다. 이 소금에 풍부한 콜린이라는 성분은 체내에서 거의 생성되지 않으며 뇌와 신경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고. 이외에도 남선염업에서는 부안 산지 재료인 오디를 덧입힌 보라색 소금을 만들어낸다. “로컬 농장에서 재배한 오디를 원액으로 농축해 곰소 소금과 블렌딩합니다.”(신정우) 파스텔 톤 소금 한 꼬집에서 은은한 오디 향과 햇빛과 바람의 맛이 난다.

곰소염전은 변산마실길 7코스인 ‘곰소 소금밭길’을 구성하는 스폿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존 루트는 왕포마을에서 시작해 곰소염전에서 끝나지만 거꾸로 길을 거닐어봐도 좋다. 염전 입구에서 출발해 젓갈시장, 똥섬,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거쳐 왕포마을에 이른다. 구간은 총 12km에 달하며 보통 걸음으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하나의 길이 바다, 숲, 갯벌 등 다채로운 지형으로 바뀌는 리드미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왼쪽부터)
고요한 활기를 띠는 곰소항.
해풍에 꾸덕꾸덕 말려 살이 단단해지는 풀치.

 

 

햇볕에 등짝을 태우며
온종일 견디다 보면
나도 뼈 속까지 빛나는
소금이 되어
새우, 멸치, 바지락 젓갈에 섞여
구수하게 곰삭아질 수 있을까
바람과 햇살 안고

– 강민숙 시인 <곰소항> 中

 

 

(왼쪽부터)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에서 곰소젓갈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정갈한 젓갈정식 한 상.

바다 향이 배어든 젓갈

곰소항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생선 냄새가 진해지고 어부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시장 상인들이 항구 앞에서 갈치 새끼인 풀치를 짚으로 엮어 해풍에 말리는 중이다. 커다란 가위로 생선 비늘을 손질하시는 할머니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곰소항은 작은 규모와 달리 하루 130여 척의 어선이 드나드는 전북에서 세 번째로 큰 어항이다. 골목에 들어선 식당마다 ‘젓갈’이라 적힌 간판을 내걸고 있다. 1960년대에는 젓갈이 줄포 어물전 거리를 따라 성행하여 전주, 정읍, 익산, 서울까지 팔려나갔다. 하지만 1970년대에 이르면서 토사로 인한 바다의 매몰로 젓갈의 중심지가 줄포항에서 곰소항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영세하던 시기를 거쳐 1990년대 초반 곰소젓갈단지가 형성되었다. 현재는 곰소염전의 천일염을 기반으로 업체 90여 개가 매년 40가지 젓갈을 7000톤이나 담그고 있다.

곰소젓갈은 재래식 염장법으로 제조된다. 서해 앞바다에서 막 잡아올린 수산물을 10~15℃로 유지해 영양분을 가두고 오랜 시간 저장했다가 천일염으로 버무린 후 변산반도의 골바람과 서해 낙조로 숙성시킨다. 자연에 시달려 쫄깃해진 식감은 무엇에 비할 수 없다. 이를 맛보기 위해 곰소항과 맞닿은 ‘곰소남도꽃게장’에서 10가지 젓갈을 차려내는 젓갈정식을 주문해본다. 2012년에 문을 연 이곳은 과거 13년 동안 횟집을 운영했던 임상근・손영희 부부의 노하우가 깃든 신선한 먹을거리를 선보인다. 잠시 후 둥근 접시에 창난젓, 어리굴젓, 명란젓, 꼴뚜기젓, 갈치속젓, 황석어젓, 씨앗젓, 낙지젓, 오징어젓, 가리비젓이 담겨 나온다. “여기서는 갈치속젓을 즐겨 먹어요. 주로 갈치를 손질하고 남은 내장으로 담그는데 머리까지 통째로 쓰기도 해요. 여름에는 쌈장처럼 고추에 찍어 바르거나 밥에 비벼 먹곤 하죠.”(손영희) 그녀의 말에 따라 갈치속젓을 한 숟가락 떠 밥알과 고루 섞는다. 특유의 고소하고 칼칼한 맛이 조금 전 지나온 곰소항을 떠오르게 한다.

곁들이 반찬으로 나오는 풀치조림 또한 부안의 별미다. 가을을 상징하는 생선인 갈치와 달리 풀치는 이른 봄에서 초여름까지 잡힌다. 먼저 억센 가시가 박힌 풀치의 등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조리하기 6시간 전에 꺼내어 녹인다. 식용유와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고춧가루나 설탕 등 기본적인 양념만 하는 게 요령이다. 조림간장과 물엿을 적당량 더해 끓이다가 먹음직한 크기로 자른 풀치를 넣고 천천히 젓는다. 양념이 잘 배고 생선살이 다 익었을 즈음 다진마늘과 파를 추가해 살짝 버무리며 마무리. 갈치속젓과 마찬가지로 현지인들의 염절 식탁에 자주 오르는 서머 푸드다. 갓내온 풀치조림에서 시원한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긴다. 조만간 곰소항에 화창한 초여름이 들어설 모양이다.

 

(왼쪽부터)
부안오디봉봉과 흑당소금커피를 비롯해 갓 쪄낸 빵들이 먹음직스럽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가는 슬지제빵소.

토양에서 쪄낸 빵

부안에는 세대를 이어 로컬 문화를 보존하는 공동체가 유독 많은 편이다. 곰소염전과 마주보고 있는 슬지제빵소 역시 2대째 속이 꽉 찬 빵을 쪄내고 있다. 2000년, 부안 읍내 10평 남짓한 곳에서 운영되던 빵집은 2017년에 염전 앞으로 이사를 왔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이곳의 소금을 메뉴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종우 생산팀장이 말한다. “특히 우리밀소금찐빵의 경우 만드는 과정 대부분에 소금이 들어갑니다. 곰소염전의 소금을 사과나 귤 등 과일과 함께 절여둬요. 그다음 우리밀로 치댄 반죽에 가염 버터를 넣고 성형한 뒤 그대로 발효시키죠. 마지막으로 금방 쪄낸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후가공된 소금을 뿌립니다.” 이렇게 완성한 빵은 마치 치즈를 먹는 듯 차지고 쫀득하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 빵이 굳어도 식빵의 안쪽 부분처럼 부드럽다고.

슬지제빵소에서는 부안뿐 아니라 인접한 타 지역의 작물로 만든 음료도 시음해볼 수 있다. 부안오디봉봉, 고창보리커피, 완도유자에이드, 순창복분자차 등 초콜릿을 제외한 모든 식재료를 각지 농가에서 공수한다. 협업 중인 농부만 무려 100여 명에 이른다고. “지속 가능한 상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처음엔 부안 청년들이 타지로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출발했어요.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이곳을 다시 돌아보게 될까, 청년을 통해 주민 전체가 잘사는 방법은 뭘까, 더 나아가 다른 지역 청년이 부안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다 보니 ‘쌀과 소금의 마을’이라는 주식회사를 통해 활동가를 창출하기도 하고 ‘부안팥작목반’에서 의미 있는 수확을 거두기도 했어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앞으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깊이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습니다.”(김슬지 대표)

그녀의 바람은 이곳 공간 구성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신관에 자리한 계단 형태의 좌석이 공연장을 연상시킨다. 나무 의자에 걸터앉으니 내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작은 광장을 표방한 이 자리에서는 때때로 강연이 진행되는데, 추후 음악회를 열어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쪽 벽면에는 슬지제빵소 로고가 그려진 컵, 강황・뽕잎・오디를 첨가한 발효 소금, 최인호 명인이 빚은 상감청자 등 로컬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부안 가마터에서 탄생한 상감청자는 비색이 고와 선물로 제격이다. 곧 다시 문을 여는 구관은 로컬 편집숍으로 탈바꿈한다.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위해 곰소염전에서 쓰던 소금에 절여져 낡고 휜 나무로 바 테이블을 만들고 토산품과 굿즈 등을 디스플레이할 예정이다.

오후 6시,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각. 썰물 때가 되니 다시 까만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자는 수많은 시인이 부안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납득하게 된다. 그들에게 소금과 바다는 단어와 문장이었고, 날마다 변화하는 풍광은 운율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나도 이곳에서 또 다른 여행기를 위한 새 영감을 얻어본다.

 

 

온갖 꽃이 만개한 내소사.

 

(왼쪽부터) 
투박한 선이 도드라지는 채석강.
석정문학관에 전시된 해어진 원고들.

 TRAVEL WISE 

포에틱 로드
시적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부안의 여행지.

 

내소사
일주문으로 들어서자 천왕문에 이르기까지 전나무 숲길이 길게 이어진다. 침엽수 특유의 향이 퍼지고 초록이 우거져 후각적・시각적으로 맑게 깨어나는 느낌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머리 위에서 웅웅 벌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자 만개한 벚꽃이 바람에 화려하게 흔들려 감탄을 자아낸다. 내소사에서는 여러 형태의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 외에 어르신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내소사로 191

 

석정문학관
부안 출생인 신석정 시인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신석정 시인은 목가적인 서정시를 발표해 독보적인 위치를 굳힌 인물로, 주요 작품에 <촛불>과 <슬픈 목가> 등이 있다. 문학관 한편에는 그가 사용했던 필기구와 소지품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벽면을 따라 1시집부터 6시집, 그리고 전집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시인의 지인 관계를 토대로 장만영 시인, 김태수 작가, 박용철 시인 등의 흔적도 살펴볼 수 있다.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석정로 63

 

매창공원
조선시대 여류 문장가로 잘 알려진 이매창을 추모하며 조성한 공원. 그녀의 작품 중 <이화우>는 이별을 노래한 시에서 으뜸으로 평가된다. 1668년에는 개암사에서 매창의 한시 58편을 모아 <매창집>을 간행했으며 현재는 간송미술관에 두 권, 미국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한 권이 소장되어 있다. 공원 곳곳에 위치한 돌에 그녀의 시가 새겨져 서정적인 산책이 가능하다.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매창로 89

 

채석강
변산반도 서쪽에 자리한 층암절벽 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바닷물에 침식되어 퇴적한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기묘한 형태를 띤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의 시인인 이태백이 술을 마신 채 배를 타던 중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동명의 장소에서 비롯됐다. 입장 시 계단 초입에서 밀물과 썰물 시각을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변산횟집
안도현 시인의 <물메기탕> 속 배경이 된 식당이다. 2020년, TV조선에서 방영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등장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곳은 제철에 주로 잡히는 싱싱한 생선으로 탕을 끓여내 값이나 메뉴가 일정하지 않다. 시기가 들어맞는다면 고춧가루를 푼 다음 물메기를 토막 쳐 넣고 무, 파, 콩나물 등을 더해 끓인 물메기탕은 꼭 맛봐야 할 음식!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시장1길 6-9

 

글. 김호경HO-KYUNG KIM
사진. 김현민HYUN-MI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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