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S
CITY LIFE
오이스터 오믈렛을 마시는 싱가포르
FOLLOW US :
2022년 12월호

 

“싱가포르의 진정한 술은 칵테일에서 찾을 수 있다. 로컬 문화와 동네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의 서사를 따라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해보자. 근사한 호텔 바, 세련된 복고풍 술집, 재창조된 차이나타운의 숍하우스에서 마주한 수많은 칵테일이 다채로운 맛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에서 저녁때가 가까워질 무렵, 나는 막 오이스터 오믈렛을 해치우려는 참이다. 일종의 굴전 같은 오이스터 오믈렛은 싱가포르의 야외 호커센터에 앉아서 가볍게 즐기는 현지 음식. 겉은 바삭하고 싱싱한 굴로 만들어 속은 촉촉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놓인 오이스터 오믈렛은 이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동명의 칵테일이다. 고로 나는 칵테일바에 앉아 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중이다.

이 연노란색 혼합물은 크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마치 육즙 같은 감칠맛이 풍부해 경이로운 요리에 가깝다. 바텐더 조시Josh에 따르면 오이스터 오믈렛 칵테일의 베이스는 싱가포르 본토 북동쪽에 있는 풀라우우빈Pualu Ubin 섬 앞바다에서 채취한 굴로 만든 증류액이라고 한다. 그 위에 미소 된장에 절인 달걀로 낸 거품과 어린 고수 잎을 얹고 약간의 캄폿Kampot 후추와 중국 사오싱Shaoxing 청주를 흩뿌린다. 당연히 굴 껍데기로 만든 잔에 담아 내준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건물 2층에 자리한 여유로운 분위기의 네이티브Native 바에서는 오이스터 오믈렛을 비롯해 독창적인 칵테일 메뉴를 선보인다. 싱가포르 도심의 우뚝 솟은 고층 빌딩 뒤로는 유서 깊은 점포가 즐비하다. 그중 2016년에 문을 연 네이티브 바는 현지 및 인근 지역에서 생산하는 증류주와 식재료의 풍미를 최대한 활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한다. 소금이나 식초에 절이거나 발효시켜서 식재료의 저장성을 늘린다. 네이티브 바의 주인인 비야이 무달리아Vijay Mudaliar는 선반에 나란히 놓인 피클 단지를 가리키며 “싱가포르는 작은 땅이라 식재료 채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농산물이 들어오면 그 맛을 뽑아내서 오래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죠. 재료가 신선하지 않을 때는 발효시키면 되고요”라고 말해준다.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는 거름으로 만들거나 재활용해 사실상 폐기물 없이 바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 강사이자 작가이면서 매년 발표되는 월드 베스트 바 50 리스트를 주관하는 수석 아카데미 의장인 비비안 페이Vivian Pei가 말한다. “네이티브 바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적습니다.” 나는 비비안과 간 구오이Gan Guoyi의 안내로 싱가포르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이 두 여성은 현지 접객 기업인 지거 앤드 포니Jigger & Pony 그룹을 함께 만들었고, 비영리단체 싱가포르 칵테일바 협회를 맡아 싱가포르의 수제 칵테일 문화를 홍보한다.

 

(왼쪽부터)
사고 하우스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제이 그레이.
깁슨 바에서 만드는 다이긴조 칵테일.

 

싱가포르에는 네이티브 바 말고도 현지 및 인근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강조하는 업소가 많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술집 사고 하우스Sago House에는 또 다른 활기가 넘친다. 이 바는 부처님의 치아를 유물로 보존하고 있다고 알려진 불아사 인근 상점가 최상층에 자리하고 있다. 2007년 완공된 중국 당나라 왕조식으로 지은 웅장한 건축물의 붉은색과 흰색이 눈길을 끈다. 사고 하우스에서는 현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칵테일을 매주 번갈아 내놓는다. 유리창에 펜으로 휘갈겨 쓴 메뉴 가운데 한국(에서 수출용으로 만든) 추가Chuga 소주, 코코넛 보드카, 시트러스와 싱가포르 현지에서 즐겨 마시는 중국 우롱차 타이관음 등을 넣어 만든 하이볼을 주문한다. 이 칵테일은 가볍고 부드러운 바닐라 베이스를 넣어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작고 어두컴컴한 바를 둘러본다. 토요일 저녁의 당연한 활기가 넘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던 때에 문을 열었고, 세 명의 공동 소유주가 현지 커피 로스터리에서 커피 자루를 모아 오거나 재활용 소재를 써서 거의 자기 손으로 직접 공간을 꾸몄다. 다양한 만화가 그려진 벽에 꽤 진지한 R&B 음악이 흐르는 절충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비비안이 설명을 덧붙인다. “친구 집에 온 것 같아요. 반짝인다거나 굉장하다거나 엄청나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곳이죠.”

칵테일 잔을 비운 뒤에 후덥지근한 밤거리로 내려와 등불이 켜진 번화가와 인도에 자리를 잡고 중국식 장기를 두는 노인들을 지나친다. 오늘 저녁 마지막 목적지는 구오이가 운영하는 깁슨Gibson이다. 이 바가 자리한 건물은 1935년에 지어졌고 이전에는 중국 씨족 협회 건물이었다. 돌아가신 구오이의 할아버지는 간족 문화협회를 만드셨고 지금은 깁슨이 가족의 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건물을 인수한 건 제게 아주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어요. 소중한 유산이고 그 점이 좋았기 때문에 원래 외관과 구조를 유지하고 싶었죠.” 구오이가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고풍스러운 천장을 가리키며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카운터 뒤쪽을 최신 스테인드글라스 타일로 마감해서 빈티지한 공간을 만들었다.

네이티브나 사고 하우스처럼 깁슨도 현지와 인근 지역에서 생산하는 재료를 쓴다. 내가 마신 ‘어반 파머 넘버 스리’라는 칵테일 또한 그러하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진을 만드는 브라스 라이온 증류소에서 가져온 재료에 현지의 도시형 농장인 에더블 가든 시티에서 재배하는 패션푸르트 메리골드, 그래니 스미스 사과, 라임 등을 더해 향긋한 메들리를 완성한다. 그 맛을 음미하며 싱가포르의 수제 칵테일이 어디까지 왔는지 생각해본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에는 칵테일바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술꾼들의 선택지에는 맥주와 위스키만 있었을 따름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적인 수준의 바가 넘쳐나고, 대다수가 로컬만의 풍미를 옹호하며 수제 칵테일을 만든다. 구오이의 말에 따르면 이 도시는 솔직히 맛이 나쁜 술을 마시기 힘든 곳이다.

 

라우파사Lau Pa Sa에서 내놓는 새우와 양고기 사태 구이.

맨해튼 바 매니저
러스티 세르벤과의
Q&A

최근 싱가포르의 수제 칵테일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나요?
필리핀, 한국, 심지어 싱가포르에서도 각종 열대식물로 진을 만드는 등 현지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증류주 활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지 식재료는 이제 싱가포르 칵테일 문화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재료를 구하는 일부터 만드는 방법까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좋은 칵테일을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
진정한 미소! 누구나 약간의 연습으로 좋은 칵테일을 만들 수 있지만,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과 더불어 내놓는 칵테일은 항상 깊은 인상을 남기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바를 세 군데만 꼽는다면?
노슬립 클럽, 리퍼블릭 바, 아틀라스요(71페이지 참조). 순서대로 친근한 동네 바, 최고의 서비스와 친절, 입이 떡 벌어지는 인테리어 요소를 갖추고 있어요. 유전자부터 전혀 다른 곳이죠.
nosleepclub.sg, republicbar.com.sg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클라우드 포레스트.
(왼쪽부터)
차이나타운에 있는 유서 깊은 숍하우스.
리틀인디아 지구의 테카 마켓Tekka Market에서 만들어 주는 프라타.

도시의 맛

이어지는 며칠 동안 독창적인 칵테일을 통해 싱가포르를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여러 바를 섭렵했다. 맨 처음 찾아 간 곳은 밝고 통풍이 잘되는 너트메그 앤드 클로브Nutmeg & Clove. 이곳은 싱가포르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로 유명하다.

“8년 전 문을 열 때 싱가포르에는 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지닌 칵테일바가 몇 개 있었습니다.” 주인인 콜린 치아Colin Chia가 말한다. “저는 당당하게 ‘싱가포르’ 칵테일바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죠.” 이곳의 칵테일 메뉴는 모두 싱가포르와 관련이 있다. 최근에 선보인 칵테일은 싱가포르를 방문한 여행자의 계정에서 영감을 받은 10가지 팁으로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껌을 금지하는 걸로 여행자에게 악명이 높은데, 사카린과 메즈칼 혼합물 베이스에 사탕 맛과 향기가 은은하게 나는 거품을 얹은 ‘캔버블검?Can Bubble Gum?’ 칵테일에 잘 반영돼 있다. 물음표 덕분에 약간 농담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칵테일은 따로 있다. 바로 싱가포르의 애칭이기도 한 ‘가든시티Garden City’다. 가로수가 빽빽하게 늘어선 거리, 녹음이 우거진 공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유네스코에 등재된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등 도시 규모에 비해 자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 진과 아유크Ayuuk로 만든 가벼운 풀 베이스에 머스크멜론, 라임, 시소, 약간의 꿀을 더해 풍부한 녹지를 담은 칵테일이다. 

 

(왼쪽부터)
엘리펀트룸 바의 주인이자 바텐더인 유그네스 수셀라.
네이티브 바의 페라나칸 칵테일.

오리진 바Origin Bar 또한 싱가포르의 공간을 강조한다. 샹그릴라 싱가포르 호텔에 있는 오리진 바는 짙은 색 나무에 골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고 공작새의 블루 컬러를 매치해 호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의 바텐더는 싱가포르 6개 주요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창의적인 칵테일을 내놓는데, 나는 바 매니저 아담 버식Adam Bursik이 추천해준 대로 럼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두 개를 마셔보기로 했다. 처음 맛본 아이디플리즈ID Please는 태국 찰롱 베이 럼주에 카카오 화이트, 유자, 레몬그라스 등을 넣어 상쾌한 맛이다. 트로페즈Tropez는 초콜릿 향이 나는 포르투갈 마투잘렘 럼Matusalem rum에 베르무트와 아시아가 원산지인 부다스 핸드 유자를 넣어 풍미가 깊고 스모키한 칵테일이다. 아담이 추천해준 두 개의 칵테일 모두 싱가포르의 역사를 대변하는 베일스티어Balestier 지역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베일스티어는 사탕수수 농장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럼주여야 하죠”라고 설명해준다.

최근에 만든 칵테일 중에서 ‘크리스털 모히토Crystal Moj!-to’는 고전적인 칵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아담은 민트잎과 라임주스를 섞는 대신 두 재료를 모두 증류해 맑은 혼합물을 만든다. 우주선 모양의 호텔과 태양열로 유지되는 슈퍼트리 수직 정원 등 초현대적인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지구에 걸맞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재탄생한 칵테일인 셈이다.

엘리펀트룸The Elephant Room은 다채로운 향신료를 파는 시장과 그곳에서 번져 나오는 향, 화환과 각종 보석 등 온갖 것을 판매하는 가판이 늘어선 리틀인디아에 자리한다. 공동 설립자인 유그네스 수셀라Yugnes Susela는 “엘리펀트룸의 모든 칵테일은 리틀인디아를 일정 부분 참고했다고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메뉴판과 잔 받침은 이웃 상점에서 사온 사리 천에 수를 놓아 만들었고, 카운터는 인도의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격자 패턴 블록인 잘리jaali 위에 세웠다. 오직 인도산 증류주로만 선반을 채웠고 재료는 리틀인디아 시장에서 매주 조달된다.

이곳의 베스트셀러 칵테일 버펄로로드Buffalo Road는 리틀인디아 지구에 있는 같은 이름의 거리에서 산 핑크구아바 진을 넣어 만든다. 그는 덧붙여 설명한다. “진토닉은 식민지 시대에 인도에서 시작된 음료예요. 여기에 우리는 인도산 허브인 베티버를 약간 넣어 나무의 향을 더했죠.” 또 다른 칵테일 더망고The Mango는 망고 라씨에 생강 거품을 얹는데 탄산음료 맛이 난다. 유그네스에 따르면 인도 일부 지역에서 망고는 ‘천상의 과일’로 불리며 결혼식 같은 중요한 행사에 쓰인다고. “현지인조차 무스타파 센터 쇼핑몰만 떠올릴 정도로 리틀인디아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바에서 분명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가게 될 거예요.”(유그네스) 역시나 1시간 뒤, 엘리펀트룸을 나서면서 칵테일을 음미하며 깨달음을 얻은 나는 분명 계몽되었다.

 

 INSIDER TIPS 
현지 여행 시 유용한 팁 몇 가지.

싱가포르에서는 병에 넣은 칵테일이 인기다. 호텔 객실까지 금세 배달해준다. 스모크&미러스 바에서는 100ml, 250ml, 500ml 용량으로 즉석 음료를 만든다. smokeandmirrors.com.sg

저녁에 바 투어를 할 계획이라면 싱가포르의 우버로 알려진 그랩을 이용하면 된다. 성수기에는 요금이 많이 오르니 참고하자. grab.com

2022년 말(2022년 11월 5일 기준 날짜 미정)에 열릴 예정인 싱가포르 칵테일 페스티벌에 맞춰 여행 일정을 잡는다. 주제가 있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고 술에 취해 바를 돌아다니거나, 어젯밤 숙취가 남은 채로 브런치를 먹게 될지도 모른다. singaporecocktailfestival.com

 

 

차이나타운에 있는 불아사는 중국 당나라 왕조 스타일 건축물로 2007년에 완공됐다.

 

최고로 창의적인 바 8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창조적인 방법으로
완성한 인상적인 칵테일을 음미하고 싶다면.

 

풍부한 진

아틀라스
ATLAS

호화로운 아르데코풍 인테리어와 약 8m 높이의 거대한 음료 보관함으로 유명하다. 아이슬란드, 몰도바, 아르헨티나 등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1300여 종의 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백과사전식 메뉴의 규모에 압도될지 모르지만, 반면에 마티니처럼 솔잎 향을 내는 허브인 주니퍼베리를 기반으로 만든 클래식한 음료도 훌륭하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지금 막 튀어나온 것처럼 멋진 양복을 차려입은 믹솔로지스트가 심쿵 하게 만든다. atlasbar.sg

 

비건을 위한 술

아날로그
ANALOGUE

네이티브 바의 비야이 무달리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비건 바로 2021년에 문을 열었다. 재활용 플라스틱과 곰팡이의 일종인 균사체로 만든 테이블, 100% 식물에 기반해 만든 메뉴 등 지속가능성이 이곳의 핵심이다. 호박 만두나 셀러리악 라타투이 같은 요리와 완벽하게 짝을 이루는 칵테일을 만든다. 예를 들면 메즈칼mezcal을 베이스로 백년초, 핑크 용과, 알로에베라 등을 섞어 완성한 청량한 캑터스Cactus 칵테일이 있다. analogueinitiative.com

 

뷰 맛집

미스터 스토크
MR STORK

안다즈 싱가포르Andaz Singapore 호텔 꼭대기에 위치해 장엄한 전망이 펼쳐진다. 싱가포르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면서 발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바롱Barong 같은 독창적인 칵테일을 음미할 수 있다. 이 칵테일은 맵싸한 럼, 야자 설탕, 파인애플, 라임, 비터로 만든다. 또한 천막 오두막을 미리 예약하면 황새가 나무에 큰 막대형 둥지를 짓는 방법에 경의를 표하며 칵테일을 홀짝일 수도 있다. hyatt.com

 

복고풍 술집

투웬티에이트 홍콩 스트리트28
HONGKONG STREET

줄여서 28HKS로 부르기도 한다. 종종 지도에 표시될 만큼 싱가포르의 칵테일 명소로 알려져 있다. 주류밀매점 분위기를 살린 복고풍 바 대부분이 그렇듯, 여기도 1960년대 상점가에 표시도 없는 문 뒤에 숨어 있어 발견하기 쉽지 않다.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미국식 음식과 진, 베르무트, 복숭아 리큐어, 프랑스 허브 등을 넣어 만든 레이지 베어Lazy Bear 같은 최고급 칵테일이 있고, 1990년대 힙합 음악을 들을 수 있다. 28hks.com

 

오래된 점포가 친근한 바와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차이나타운의 스트리트 마켓.

 

유쾌한 분위기

지거 앤드 포니
JIGGER & PONY

싱가포르에서 사랑받는 지거 앤드 포니 바가 2021년 아시아 최고의 바 50에서 2위에 오른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탁월한 음료와 <모노클> 매거진이 전면 기사와 많은 사진을 할애해 다룬 메뉴 또한 창의적이다. 왠지 계속 찾게 되는 편안한 분위기와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소음과 기꺼이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바텐더 덕분이다. jiggerandpony.com

 

오래 묵힌 칵테일

맨해튼
MANHATTAN

맨해튼은 일반적인 호텔 바가 아니다. 화려했던 1920년대 뉴욕에서 영감을 받아 가죽과 짙은 원목으로 바를 꾸몄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는 마치 맨해튼의 유명 인사를 화보로 보여주는 듯한 칵테일 메뉴다. 세계 최초로 호텔 안에 자체 릭하우스(위스키 숙성고)를 들인 만큼 참나무 통에서 숙성시킨 맨해튼의 칵테일은 꼭 마셔봐야 한다. 시음 코스인 릭하우스 트롤리에는 페이퍼플레인Paper Plane(메이커스마크 46 버번, 아마로 몬테네그로, 아페롤, 레몬)이 포함되어 있다.
manhattan.regentsingapore.com.sg

 

문학적 헌정주

파파도블
PAPA DOBLE

이전에 홍콩에 본점이 있었던 디올드맨싱가포르The Old Man Singapore가 파파도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났다. 쿠바에서 ‘파파’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삶과 업적을 기념하고 그의 두 번째 아내였던 폴린 파이퍼에게 경의를 표하는 대표적인 칵테일 이름이 파파도블이기도 하다. papadoblesg.com

 

도수 낮은 술

플랫폼
PLATFORM

저알코올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공간이 있다. 어떤 메뉴도 알코올 도수 11%를 넘지 않는다. 증류주 종류는 시간이 지나 얼음이 녹으면서 음료가 어떻게 바뀌는지 탐구하는 ‘희석의 기술’을 중시한다. 스파이시페퍼 04 칵테일은 잘 익은 망고, 향신료 그린 카다멈, 토가라시togarashi 소금 및 블랙 페퍼 와인을 넣어 만든다. 한낮에도 문을 여는데 강렬하지만 가벼운 프로필의 음료 덕분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platformstudio.co

 

 

차이니스 체커는 차이나타운에서 매일 하는 게임이다.

 TRAVEL WISE 

항공편

인천공항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까지 대한항공, 티웨이항공의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다. 평균 비행시간은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koreanair.com, twayair.com


현지 교통

싱가포르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인 MRT와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아주 깨끗하고 편안할뿐 아니라 어디든 갈 수 있는 포괄적인 교통망이다. 미터 요금제 택시나 그랩 앱으로 공유 차량을 이용할 수도 있다.


방문 최적기

덥고 습한 싱가포르는 기온이 연중 내내 25~33℃라서 여행하기에는 환상적인 날씨다. 열대우림기후라 특히 오후에는 소나기와 뇌우가 종종 발생하니 우산을 꼭 챙겨야 한다.


잠잘 곳

더풀러튼호텔 싱가포르, 센트럴비즈니스 디스트릭트. 1박에 약 40만원부터. fullertonhotels.com
더웨어하우스호텔, 로버슨 케이. 1박에 약 27만원부터. thewarehousehotel.com

 

기타 정보

싱가포르 관광청
visitsingapore.com/ko_kr

 

현지 둘러보기

헤이스앤드자르비스 여행사를 통해 싱가포르와 방콕에서 개인 맞춤형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태국행 고급 열차인 이스턴 앤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Eastern & Oriental Express 기차에 오르기 전 싱가포르에서 3일 동안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10일 일정에 1인당 약 835만원부터 (2022년 기준, 2023년은 미정). hayesandjarvis.co.uk

 

 

글. 델레 찬DELLE CHAN
사진. 로린 이샤크LAURYN ISHAK
RELATED
TRAVEL WITH PASSION AND PURP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