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S
CITY OF INSPIRATION
예술적 영감을 일깨우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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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호

쿠사마 야요이의 회고전 소식에 이어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전시를 아시아 최초로 엠플러스 M+에서 선보인다고 한다. 70년에 걸쳐 뜨거운 열망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쿠사마 야요이와 지금 가장 진보적인 은유의 세계를 정의하는 비플. 두 사람이 자신의 창조적 세계를 홍콩에서 선보이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지금은 미술 애호가들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회고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설치 작품 (1966-1974). LOK CHENG © M+ HONG KONG

홍콩의 겨울은 좀 더 특별하다. 일교차가 적고 쾌적하고 온화한 날씨, 빅토리아 하버를 배경으로 빛나는 맑고 쾌청한 하늘까지.  지난 연말부터 위드코로나를 선언함으로써 홍콩 여행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진 지금이 어쩌면 새로운 홍콩을 만날 좋은 계절일지도. 그사이 다채로운 변화를 겪은 홍콩에서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들을 큐레이션해보았다.

 

미술 애호가를 위하여

호텔은 여행의 시작과 끝이다. 머무는 지역과 선택하는 호텔에 따라 여행의 경험과 목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엔 다양한 콘셉트의 다채로운 호텔이 가득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 미술 작품 컬렉터와 럭셔리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자가 좋아할 만한 대표 호텔 2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헤리티지 호텔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더 페닌슐라 홍콩과 세련되고 정제된 럭셔리를 향유하는 로즈우드 호텔이다. 두 호텔 모두 환상적인 바다 전망은 물론 침사추이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홍콩 M+뮤지엄이 자리한 서구룡문화지구와 홍콩 예술박물관이 바로 근처에 있고, K11 뮤제아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모마디자인까지 걸어갈 수 있다.

더 페닌슐라 홍콩 정문.

Heritage Moment
더 페닌슐라 홍콩The Penninsula Hong Kong

마르코 폴로 스위트 객실의 글래머러스한 거실.

1928년 침사추이에 문을 연 더 페닌슐라 홍콩은 무려 94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에서 가장 유서 깊은 호텔이다. 홍콩의 최대 부호인 카두리에Kadoorie 가문이 세운 이 호텔은, 당시에도 페리 터미널, 대륙 철도, 공항 등이 쉽게 닿는 사통팔달 위치에 페닌슐라 자체에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있어 홍콩을 오가는 귀빈들의 숙소이자 사교의 장으로 애용됐다. 세계 10대 호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데, 그 배경에는 세련된 장인정신과 클래식한 모던함으로 완성된 객실 디자인이 한몫했다. 개관 당시의 빅토리아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7층 본관과 1994년에 완공한 30층 신관을 오가는 여정은 여행자에게 시간의 간극이 빚어낸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이끈다. 여기에 미식 공간은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고수한 채 한데 어우러진다.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카페 ‘더 로비’에서는 티파니의 실버 식기로 럭셔리한 티타임을 즐길 수 있으며, 디자인계의 아이콘과 같은 카림 라시드Karim Rashid가 디자인한 28층 루프톱 레스토랑 ‘펠릭스Felix’에 들어서는 순간 의자 등받이에 프린트된 인물들의 위트 넘치는 환대에 즐거움은 배가된다. 여기에 미쉐린 1스타를 획득한 홍콩 식당 스프링문Spring Moon과 프랑스 식당 가디Gaddi’s가 이어가는 미식의 향연도 빼놓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호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위대한 개츠비>를 주제로 한 공연을 관람하며 즐기는 식사는 예약 시작과 동시에 완판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매년 봄이 되면 아트바젤 홍콩과 연계해 아티스트에게 숙소를 제공하기도 하며 작품 전시를 돕기도 한다.

LUXURY EXPERIENCE
더 페닌슐라의 요소로 채우는 럭셔리한 하루

그랜드 디럭스 하버뷰 객실 내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스프링 문 차이니스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더 페닌슐라 홍콩의 고풍스러운 수영장. 더 로비. 그리고 더 로비에서 즐기는 애프터눈티 셋팅.


10:00a.m. 스마트한 하루의 시작

호텔을 리노베이션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하로 객실 내 ‘스마트화’이다. 디지털 패드 터치로 침대에 누워 룸서비스 메뉴를 고르고, 창가의 버티컬 각도를 조절하며, 영화 리스트를 체크하고, 욕실 물 온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네일 드라이어, 침대 헤드 옆 미니 냉장고 등 여성 투숙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감동 포인트다.

1:00p.m. 황홀한 광둥 요리의 풍미
스프링 문 차이니스 레스토랑Spring Moon Chinese Restaurant은 캐나다 셰프 숀 앤서니Shaun Anthony가 이끄는 곳으로, 다양한 시푸드 요리와 탁월한 XO 양념으로 맛을 낸 레시피로 황홀한 광둥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딤섬 또한 시대를 초월해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 그리고 상주하는 티 마스터에게 다양한 중국 티를 추천받을 수 있다.

3:00p.m. 오후 유영
더 페닌슐라 홍콩에서는 하늘에서 즐기는 수영을 통해 감각을 일깨울 수 있다. 로만 스타일로 지은 수영장에 들어서는 순간 고풍스러운 하얀색 기둥과 바닥, 천장, 여기에 맑고 깨끗한 느낌의 파란색 풀과 하늘이 연출하는 자연과 인공의 하모니가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이곳에서 오후 수영을 즐기면서 창 너머로 펼쳐진 홍콩 시내 전경을 감상해보자.

4:30p.m. 애프터눈 티 타임
페닌슐라 홍콩 더 로비The Lobby의 애프터눈 티는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고급스러운 은식기와 예쁜 찻잔이 세팅되면 오후의 티타임이 시작된다. 3단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 스콘, 샌드위치와 핑거푸드, 케이크와 마카롱은 달콤함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참고로 슬리브리스나 슬리퍼 차림은 입장이 불가하며, 오후 2~6시에 운영한다.

6:00p.m. 진정한 화려함
홍콩 여행 중 쇼핑은 빼놓을 수 없을 재미. 이 호텔의 ‘페닌슐라 아케이드’에서라면 높은 안목으로 큐레이팅된 브랜드와 신상 아이템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간이 품고 있는 럭셔리한 분위기가 설레는 마음을 배가시킨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을 우리나라보다 빠르게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특별한 날에 체험해볼 수 있는 롤스로이스 팬텀 시승 서비스, 버틀러(집사) 서비스는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다.

8:00p.m. 최상층에서 감상하는 홍콩 야경
어둠이 짙어질 무렵 최상층 28층으로 가보자. 필립스탁이 디자인한 클럽 겸 레스토랑인 펠릭스Felix의 통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홍콩의 화려한 야경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빛난다. 특이할 만한 점은 화장실의 통유리 인테리어다. 유니크한 뷰 포인트가 어느 한 곳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완성했음을 느끼게 한다.


런던의 피터 밀라드 & 파트너스가 제작한 이 설치된 호텔 벽면.

Refined Space
로즈우드 홍콩Rosewood Hotel

더 로즈우드 홍콩의 곳곳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마치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2019년에 오픈한 27층짜리 이 빛나는 호텔은 뉴욕의 화려함과 홍콩의 헤리티지를 결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로즈우드 홍콩의 건축 디자이너는 토니 치Tony Chi이다. 그는 파크하얏트 워싱턴, 로즈우드 런던, 파크하얏트 모스크바, 안다즈 도쿄, 만다린 광저우, 그랜드 하얏트 청두 등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특유의 감각을 선보여왔다. 대만 출신 토니 치는 뉴욕에서 공부하고 ‘토니치 앤 어소시에이츠Tonichi and Associates’를 설립해 각 나라마다 추구하는 건축 콘셉트를 완벽하게 다른 스타일로 재창조해 주목받았다. 로즈우드 홍콩의 경우 창업자인 소냐의 현대적인 취향과 그녀의 아버지가 40년 전 보석상으로서 지녀온 전통을 조합해 디자인으로 승화했다고 한다. 보석 같은 샹들리에와 복잡한 디테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객실을 완성하기 위해 고심한 만큼 정제되어 있으면서도 최고의 럭셔리를 선사한다. 홍콩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전망이 인상적이며, 호텔 바로 앞은 영화의 거리와 연결되어 산책 코스로도 낭만적이다. 구룡 지역이 아우르는 홍콩의 전통과 현대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아트 컬렉션은 이 호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아트 컬렉터 에이드리언 청Adrian Cheng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호텔인 만큼,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 컬렉션으로 가득하다. 로비에 들어서면 맨해튼의 대저택에 온 듯한 웅장한 공간이 펼쳐지는데, 한편으로는 조명부터 바닥 타일, 환기구까지 모든 것이 디자인으로 시작에서 예술적 경험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로즈우드 호텔 내 카페 버터플라이 룸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

TASTE OF LUXURY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들이 준비한 맛의 여정을 통해 로즈우드의 풍미를 만끽해보자.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티스틱한 여정을 제공하는 시간. 호텔 내 레스토랑 곳곳에 전시된 작품들. Sleeping Lady / Thomas Houseago. Urban Tapestry 016 / Wing Chan.


매너라운지
오픈키친을 통해 매일 새로운 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수준 높은 식재료와 요리사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즉석 요리는 매일 구성을 달리해 여행자의 기대감을 높인다.

홀트 카페Holt’s Café
호텔 로비층에 자리한 홀트 카페는 알라카르트A La Carte 메뉴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새우완탕, 하이난 치킨라이스 등의 동양 음식과 와규 치즈버거, 머쉬룸 링귀니 등의 서양 음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뷔페 또한 준비되어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더 레거시 하우스The Legacy House
셰프 리Li는 광둥성 남부의 순더 지역의 요리에 주목한다. 민물고기와 로컬 농산물 등 현지 재료에 영감을 받아 맛과 식감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찾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련된 광둥식 요리를 선보인다.

버터플라이 파티세리Butterfly Patisserie
고급스러운 부티크 카페로 이곳만의 시그너처 초콜릿부터 현대식 페이스트리, 장인의 젤라토와 예술적인 케이크까지 눈과 입이 즐거운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Into The Art Space
서구룽문화지구를 따라 펼쳐지는 예술의 여정 속으로.

홍콩섬에서 바라본 M+뮤지엄 전경. ©VirgileSimonBrandtrend

구룡반도의 새 랜드마크
‘엠플러스 M+’
개관과 동시에 구룡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M+는 아시아 최초의 현대 시각문화 미술관이다. 다양한 분야의 컬렉션은 물론 새로운 접근법의 기획 전시로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도련 부관장과 미카 요시타케Mika Yoshitake가 공동으로 기획한 쿠사마 야요이의 회고전은 70년에 이르는 작품 세계를 새로운 해석과 접근법으로 큐레이팅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의 핵심적인 미의 요소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이 펼쳐지며 관람객과 소통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은 4개의 LED 스크린으로 구성된 7피트 높이의 박스 안에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설계한 휴먼원을 선보인다. 작가가 ‘여행자’라고 부르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것으로 현실과 디지털 세계의 경계적 모호함을 상기하며 인간의 진보에 관하여 은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돼 한화 375억원에 낙찰됐다고 알려졌다. mplus.org.hk/en/

(왼쪽부터) 비플의 전. 쿠사마 야요이 회고전.

EXHIBITION 1
비플의 전
2023년 4월 30일까지

EXHIBITION 2
쿠사마 야요이 회고전
2023년 5월 14일까지

60년 역사의 예술 아카이빙
‘홍콩아트뮤지엄 Hong Kong Museum of Art’
가장 오래된 중국 미술의 역사를 살펴봄과 동시에 시즌별로 선보이는 동서양 미술 작품 기획전 등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2020년에는 4년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는 즐거움도 배가되었다. 특히 중국 고대 유물 컬렉션은 무척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hk.art.museum

크리에이터들의 합작 공간
‘K11 뮤제아K11 Musea’
쇼핑몰이지만 훌륭한 아트 컬렉션을 자랑하는 K11 뮤제아는 마치 갤러리처럼 무료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술 작품, 가구, 건축 세 가지 주제로 홈페이지 Art & Culture 페이지에서 예약 신청이 가능하다. 도슨트는 유료라 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이라는게 매력적. 곳곳에 가득한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파올라 피비Paola Pivi, 최근 설치되어 희망을 얘기하는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 등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k11musea.com

(왼쪽부터) 엠플러스. 홍콩아트뮤지엄. K11 뮤제아.

 

» MORE INFO.
항공편
인천공항에서 홍콩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등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3시가 30분 소요된다.

현지 교통 정보
홍콩공항에 도착하면 공항고속전철을 타고 20~30분 만에 빅토리아 하버를 중심으로 구분된 홍콩 구룡이나 홍콩섬에 갈 수 있다. 시내를 여행할 때는 배(스타 페리)와 2층 버스, 전차(트램)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하면 된다. 옥토퍼스 카드라고 불리는
만능 교통카드를 구입하면 지하철, 배, 전차, 버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화폐 단위 및 물가 정보
홍콩달러(HKD)를 이용해야 한다. 미국달러와 연동된 환율을 적용하며 마카오에서도 홍콩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홍콩은 도시 전역에서 면세 구매가 가능하다. 의류, 가방, 시계, 주얼리 등은 한국보다 다소 저렴한 편. 그러나 주류, 담배 등의 품목 몇 가지는 한국보다 가격이 더 높고 세금을 부과한다.

방문 최적기
홍콩의 12월은 평균최저기온이 16℃, 평균최고기온은 25℃로 우리나라 가을과 비슷하다. 일교차가 작아 낮이나 밤이나 서늘해 연중 여행의 적기다. 가을 옷 위주로 챙기도록. 낮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쾌청하며 저녁에는 머플러 등을 준비하면 된다.

홍콩 관광청
discoverhongkong.com

 

 

글. 자료 제공. 홍콩관광청
사진. 자료 제공.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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