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에 자리한 아열대 제도 마데이라에는 구름 위로 험준한 화산이
솟아 있고 해수면 높이의 천연 수영장이 펼쳐져 있으며,
그 모든 풍경을 따라 3100km 길이에 달하는 역사적인 수로가 흐른다.
물길의 연결
아프리카 북쪽 해안에서 약 640km 떨어진 곳에 불로 주조된 섬 마데이라Madeira가 있다. 이곳엔 무성한 계단식 언덕과 역동적으로 굽이치는 도로가 나 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 코스와 삿갓조개 같은 현지 특산물을 생산하는 해안 마을까지 단 몇 분이면 닿을 수 있다. 현재는 포르투갈 자치령인 이 섬은 15세기 초에 사람들이 처음 정착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들은 선사 시대 월계수 숲이 우거진 무인도(나머지 서식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와 고도가 급격하게 달라지는 땅을 발견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습한 북서부에서 남쪽의 건조한 농업 지대로 물을 끌어오기 위해 레바다levadas(수로)를 건설했다. 이 폭이 좁은 운하 대부분은 산책로가 되었지만 여전히 농경지를 관개하는 데 역할을 한다. 일례로 카마라데로부스Câmara de Lobos에 위치한 수자나 오르넬라스Susana Ornellas 가족이 100년 넘게 바나나를 재배해온 과수원 역시 수로의 도움을 받고 있다.
몬테 썰매와 천연 수영장
마데이라는 단맛을 더한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강화 와인은 18세기 영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고리버들 직조 제품을 비롯한 수공예품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 고리버들 공예는 고리버들이 잘 자라는 남부 카마차Camacha 지역에서 1850년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에 고리버들로 만든 ‘몬테 썰매Monte sledges’가 지역 주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오늘날에는 두 명의 카레이루carreiros(운전사)가 고무창 부츠를 브레이크 삼아 속도를 조절하는 핸드메이드 터보건을 운전하는데, 뒷자리에 앉아 가파른 길을 내려가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한편 마데이라의 또 다른 곳에는 바다 가장자리에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천연 수영장이 시선을 끈다. 그중 험준한 화산암으로 둘러싸인 북부 포르투 모니스Porto Moniz는 밀려오고 빠져나가는 조수 덕분에 바닷물이 끊임없이 흐르며 수영장의 수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준다.
직조공의 삶
쿠랄다스프레이라스Curral das Freiras는 마데이라 중부 깊은 계곡에 위치한 마을로, 이름은 ‘수녀들의 계곡’이라는 뜻이다. 16세기에 해적들이 인근에 있는 푼샬을 공격하자 수녀들이 이곳으로 피해 오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붙은 이름이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으로 가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이 마을은 마누엘 데 제주스 페헤이라Manuel de Jesus Ferreira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약 60년 동안 집에 있는 작업장에서 고리버들을 직조하고 있다. 열 살 때 직조 일을 시작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도왔다. 그의 가족은 100년 이상 전통적인 고리버들 직조를 해왔지만 지금은 마누엘의 기술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 마누엘과 오직 다른 한 사람이 마을에 남은 유일한 직조공이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직조 기술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헌신적으로 일한다. 섬 주민들이 오랜 세월 동안 해왔던 것처럼 부드럽게 바구니를 엮고 형태를 잡아가며 자신의 기술을 지켜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