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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GUIDE: VANCOU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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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가장 큰 도시에서 서부 해변의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현대미술, 원주민에게 영감을 받은 식사를 즐기자.

 

“캐나다는 위대한 자연과 인간의 작품이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도시다.” 캐나다의 경제학자이자 소설가인 스티븐 리콕이 쓴 이 표현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이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반짝이는 유리 건물들이 온대림이나 베이와 공존하고, 코스트산맥이 도시를 감싸며 빛난다. 최근 밴쿠버는 스쿼미시, 무스킴 등 캐나다 원주민들의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포용하고 있다. 식용 베리, 더글라스 잣나무 차 등의 현지 식재료를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바가 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커피, 맥주, 양주 등의 문화는 포틀랜드에 견줄 만한 수준이다. 각 지역마다 정원과 농가 직거래 장터 등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디자인으로 LEED(미국 그린 빌딩 위원회가 자연 친화적 건축물에 부여하는 마크) 인증을 받은 빌딩과 약 442km 길이의 자전거 도로도 있다. 스탠리 공원의 삼나무 앞에서 출발해 누드 비치로 알려진 레크 해안까지 페달을 밟아보자. 바닷가에 이르면 산과 섬과 모험이 펼쳐진다.

 

KNOW IT

과거는 진행 중

오래된 곳을 새롭게.

밴쿠버에서 가장 활기찬 지역으로 알려진 차이나타운은 테라코타 타일로 덮인 밀레니엄 게이트, 용으로 장식한 가로등 기둥 등이 랜드마크다. 처음 와보는 사람이라면 히스토리컬 차이나타운 투어스 등을 통해 100년 된 집성촌의 가옥에서 어르신들이 마작을 하는 풍경과 1925년에 문을 연 사이 우SAI WOO 식당 등을 구경하자. 이 식당의 외부 간판은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모금해 원래의 모습을 재현한 것인데, 펜더 스트리트가 네온 조명으로 화려했던 시절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밖에 닥터 선 얏센 클래시컬 차이니즈 가든DR. SUN YAT-SEN CLASSICAL CHINESE GARDEN에서는 꽃피운 나무와 잉어가 헤엄치는 연못과 명나라 스타일의 석조 정원 등을 볼 수 있다. 차이나 타운의 가장 오래된 빌딩에 문을 연 레니 뮤지엄RENNIE MUSEUM은 캐나다 최대의 현대미술 컬렉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이나타운 스토리텔링 센터에서는 중국인들의 험난했던 캐나다 이민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소문난 찐빵이나 볶음밥을 먹으려면 바오 베이BAO BEI에, 자매점 키사 탄토KISSA TANTO는 일본식 이탈리아 메뉴를 선보인다. 밤에는 더 키퍼 바THE KEEFER BAR에서 중국식 약재를 활용해 섹시하게 제조한 칵테일 ‘오피엄 사워’를 마시자.

 

SEE IT

흥.미.진.진.

예술도 자연도 맛도 모두 게임처럼.

1 자연 속으로
원주민의 후손으로 탈라이사이 투어스Talaysay Tours를 운영하는 캔디스 캄포와 함께 스탠리 공원의 숲을 걷다 보면 시선이 달라진다. 삼나무 껍질이 옷으로, 솔잎이 티로 보인다. “숲은 인간의 식료품점이자 약국이에요.”(캄포) 딥코브Deep Cove에서는 패들보드를 타고 인디안암Indian Arm 지역으로 가서 초록 초록한 노스쇼어 스피리트 트레일을 걷는다.

2 문화 비행
UBC 인류학 박물관은 캐나다 북서부 해변의 걸작을 소개하는 특별관(2017)을 비롯해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밴쿠버 아트 갤러리나 사진을 전시하는 폴리곤 갤러리 등이 밴쿠버의 현대미술 영역을 넓혀주고 있다. 코스트 샐리시Coast Salish 원주민 문화의 팬이라면 원주민 예술가로 알려진 리처드 쇼티가 디자인한 슈카와차이 로지Skawachày Lodge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다.

3 음악 덕후
도심에 있는 그랜빌 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릭트에 가면 최고의 공연을 볼 수 있는 3대 명소, 즉 보그Vogue, 오르페움Orpheum, 코모도르 볼룸Commodore Ballroom이 있다. 키치라노에 있는 로그 포크 클럽Rogue Folk Club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컨트리 음악의 일종인 블루 그라스나 레게 등의 루츠 음악을 선보이는 보석 같은 곳이다. 개스타운에 있는 길트 앤드 코퍼레이션Guilt & Co은 재즈나 솔Soul 등을 유료 신청 방식으로 연주한다.

4 장인의 맛과 멋
밴쿠버 푸드 투어스와 함께 그랜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에 가서 오야마 소시지, 벤튼 브라더스 치즈, 리스 허니 도넛 등 최고의 맛을 찾아보자. 캐나디안 크래프트 투어스Canadian Craft Tours를 통해 이스트밴 인근 지역에 있는 봄버Bomber, 오프더레일, 오드 소사이어티 스피리츠 등의 맥주 양조장과 양주 증류소 등을 돌아볼 수도 있다. 가까운 곳에서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이스트사이드 플리마켓도 힙하다.

 

EAT IT

그곳, 그 맛

원주민식, 아시아식, 유럽식.

맛의 뿌리
샐몬스 배녹Salmon’s Bannock은 원주민식 메뉴로 잘 알려져 있다. 버섯을 곁들인 일명 ‘빨리 구워내는’ 배녹 브레드, 단풍나무로 보존한 연어, 천천히 요리한 들소 등을 선보인다. 원주민 요리를 푸드 트럭 형태로 처음 소개한 미스터 배녹은 스쿼미시 스타일의 훈제 고기와 화덕에서 구운 메뉴를 내놓는다. 포리지Forage에서는 야생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보태니스트Botanist에서는 나무 향이 나는, 드라이아이스 구름에 휩싸인 칵테일 등을 맛볼 수 있다.

캐나다식 스시
미쿠Miku 레스토랑은 불꽃으로 그을린 아부리 스시와 눌러서 납작한 모양으로 만든 오시 스시를 캐나다에 들여와 9개의 스시로 구성된 메뉴를 선보인다. 할라피뇨로 매운맛을 더한 붉은 송어나 일본산 와규 등이 포함된다. 키시모토Kishmoto에는 절인 고등어나 불꽃에 그을린 장어 등 6종의 직사각형 오시가 있다. 라이수Raisu 이자카야에서는 형형색색의 오시를 대나무 박스에 담아 내놓는다.

딤섬 트레일
딤섬은 아시아 미식의 중심지로 알려진 리치몬드 지역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돼지고기와 국물을 넣고 섬세하게 주름잡아 뜨거운 물에 끓여낸 상하이식 샤오룽바오가 대표 메뉴인 수 항 레스토랑Su Hang Restaurant, 다이너스티 덤플링 하우스Dinesty Dumpling House는 8가지 종류의 샤오룽바오, 군만두, 찐만두 등을 내놓는다. 리치몬드 야시장에 있는 더 덤플링 마스터에서는 김치와 소고기, 시금치 등을 넣은 교자 만두가, 삼순이 누들 앤드 라이스에서는 한국식 만두가 인기다.

티타임
밴쿠버에서 ‘런던포그(안개)’는 우유 거품과 함께 바닐라 시럽이 레이스처럼 장식된 얼그레이 홍차 라테 정도를 의미한다. 어니스트 아이스크림은 런던포그와 함께 각종 베이커리 메뉴, 현지 맥주를 판다. 그랜빌아일랜드 티 컴퍼니에 가면 나만의 컵에 얼그레이를 골라 담아 마실 수 있다. 패러랠 포티나인스 카페 앤드 럭키 도넛은 라테용 바닐라 시럽을 직접 끓여 만든다. 카르템스 도넛은 티를 섞어 만든 휘핑 크림을 얹고 얼그레이 티를 순간 얼려 코팅한 도넛을 선보인다.

글. 세레나 레너Serena Renner
사진. BRAYDEN-LAW/UNSPLASH(도시), BLAINE CAMPBELL/ RENNIE COLLECTION, VANCOUVER(레니 뮤지엄), SHUTTERSTOCK(조지아 호텔), 밴쿠버관광청(스탠리 공원), LUC-TRIBOLET/UNSPLASH(고래), MARK YUEN(스시), JEFF SAVAGE@BOTANIST RESTARANT.COM(바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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