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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NESS
치유를 향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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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호

몸과 마음, 영혼의 총체적인 치유를 열망하는 여행자라면,
잠시 치열한 삶에서 벗어나 토스카나로 떠나보자.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구릉지.

신문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공지능의 끝없는 발전 현황과 함께 결국 프랑켄슈타인처럼 인공지능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뉴스 기사를 볼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과 챗봇 플랫폼이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건강 영역에도 침투했다. 기술의 발전이 멈추지 않고 가속되자 진정한 휴식을 위해 오히려 기술을 내려놓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물질적인 성공이 반드시 행복과 성취를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이들은 영적인 삶의 방식과 치유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소리 치유부터 산림욕, 영혼의 중심점인 차크라Chakra, 크리스털 요법까지 동양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지던 웰빙 철학에 관심을 가졌다. 최근 이탈리아에는 동양의 지혜와 치유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은 인도’라고 불리는 장소가 만들어졌다.
다투 웰니스Datu Wellness는 2023년 가을 콘스탄틴 비예르케Constantin Bjerke가 중세 시대의 언덕 마을인 라티카스텔리Laticastelli에 설립한 아유르베다식 휴양 시설이다. 자연에 기반을 둔 인도 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는 생명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아유르Ayur와 지식 및 과학을 의미하는 베다Veda가 합쳐진 단어로 5000년 넘게 정신과 육체, 영혼을 치유해 왔다. 콘스탄틴은 이곳에서 고대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방송 제작자였던 콘스탄틴은 인도에 방문한 뒤 웰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몸과 마음의 질적 풍요를 퍼트리고자 인도에서 아유르베다 의사와 치료사 여러 명을 토스카나로 데려왔다. 이곳에서는 299만m²에 달하는 올리브나무와 참나무 숲속에서 그림 같은 토스카나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채 일주일간 심층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라티카스텔리에 위치한 다투 웰니스에서 열리는 요가 수업.

이곳의 하루는 의사의 진료, 요가 수업, 요가의 호흡 요법인 프라나야마Pranayama, 그리고 명상으로 채워진다. 치료는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된다. 포플러 나무가 무성한 언덕이 내려다보이는 수영장 옆에선 요가의 기본 자세인 태양 경배 자세를 배우며, 하얀 커튼이 창가에 드리워진 피아노 방에서는 담요로 몸을 감싼 채 수면 요가의 일종인 요가 니드라yoga nidra를 수련한다. 소리 치유는 나무 아래에서 매트를 깔고 누운 채로 진행하는데,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며 몸은 반수면 상태로 이완된다. 12세기에 지어져 촛불을 환하게 밝힌 와인셀러에서는 옴 챈팅Om chanting을 진행한다. 명상의 일종인 옴 챈팅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해 주변 환경을 정화한다고 여겨진다. 치유가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들리는 인도 음악이 이국적인 공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흰색 파자마와 판초를 입은 참가자들은 동이 틀 때 일어나 아그니호트라Agnihotra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그니호트라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없애기 위해 소 분뇨와 버터를 구리 냄비에 넣고 불로 태우면서 산스크리트 주문을 외는 힌두교의 제례 의식이다. 또한 참가자들은 새벽과 해가 질 무렵에 각자 처방받은 아유르베다 허브 혼합물을 먹는다.
밤이 되면 모닥불 앞에서 영양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인 삿상Satsang을 진행하며 일과를 마무리한다. 인도 타밀나두주의 아유르베다 병원인 바이디야그라마Vaidyagrama의 라마다스 박사가 아유르베다 식습관의 원리를 설명한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법과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소화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화롭게 먹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생과일은 유제품이나 곡물과는 소화되는 속도가 다르므로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가스, 복부팽만 같은 소화불량을 줄일 수 있다.

(왼쪽부터) 다투 웰니스 휴양 시설의 명상 시간.
다투 웰니스의 12세기 토스카나 마을을 가로지르는 길.

다른 방에서는 특별 연사로 초청된 정신과 의사 테레스 아우크스부르크 박사의 강연이 진행됐다. 예전에 스위스에서 아유르베다 휴양 시설을 운영했다던 그는 “아유르베다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정신을 개방합니다. 서양에서는 목표 지향적인 접근을 해요. 직선으로 가는 화살인 거죠. 아유르베다는 원형을 그리는 여정입니다. 매뉴얼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에게는 답답한 개념일 수 있지만, 우리보다 더 큰 존재를 향해 정신을 열어야 합니다”라며 인도의 가르침을 서양식 문맥으로 재구성해 설명한다.
참가자들은 허브차를 마시면서 동시에 동양의 지혜를 야금야금 섭취한다. “요가는 호흡법을 통해 삶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몸을 제어하는 통제 가능한 트라우마입니다.” 치료사 키아라 나폴라타노Chiara Napolatano가 설명한다. 인근 온천에서 근육을 풀고 몸을 이완시킨 뒤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심층적인 아유르베다 치료가 진행됐다. “전신 마사지인 아비얀가 나디Abhyanga nadi는 동맥 순환을 개선해서 혈액과 영양소를 심장에서 팔다리로 흐르게 합니다. 섬세한 강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마음에 응어리진 감정을 분출시키는 효과도 있어요.” 키아라가 이어서 설명한다. “효과가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다음 날이나 자는 동안 변화를 느낄 수도 있어요.”
취침 전에 수면 요법을 통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불 안에 뜨거운 물주머니를 넣어두고, 협탁 위에 따뜻한 우유가 담긴 병과 영혼의 길잡이가 되는 글을 올려둔다. 예를 들어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Rumi가 쓴 ‘내가 원하는 것만을 좇다 보면, 나의 하루는 긴장과 불안이 들끓는 용광로처럼 된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내가 필요한 것이 아무런 역경 없이 나에게 흘러올 것이다’와 같은 구절이다. 현시대를 위한 옛 선조의 한 조각 지혜다.
기술은 이 세상에 언제나 존재하겠지만, 우리는 속도를 조금 줄이고 내면의 자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기 전에 카다멈과 캐모마일을 넣은 따뜻한 아몬드 우유를 한잔 마셔보자.


여행 방법: 숙식이 모두 포함된 일주일간의 치유 프로그램이 2인 객실 기준 1인당 약 283만원부터 시작한다.
datuwellness.com


(왼쪽부터) 다투 웰니스의 아유르베다식 치료 제품. 전통 얼굴 마사지를 받고 있는 참가자.

또 다른 테라피
몸과 마음의 치유를 이끌어내는 2가지 방법.

피레네산맥의 소리 치료법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이 치료법은 티베트의 황동으로 된 싱잉볼과 징, 북 같은 악기를 사용해서 몸과 정신의 균형을 찾도록 돕는다. 몸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진동은 뇌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내분비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리가 뇌파 활동을 이완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프랑스의 피레네산맥에 있는 메종일라Maison Ila에서는 맞춤형 웰빙 프로그램에 소리 치료법을 결합해서 내면의 평화를 조성하고 정서적 치유를 돕는다. 3일간의 숙식이 포함된 치료 프로그램이 1인당 약 132만원부터다.
maisonila.com

애리조나의 크리스털 요법
고대 이집트는 크리스털에 신비로운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신체 에너지의 균형을 되찾고 정신을 인도하기 위해 사용했으며 부적으로도 착용했다. 청금석은 두통과 우울증을, 터키석은 호흡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고, 에메랄드는 불안을 완화한다고 믿었다. 오늘날 크리스털은 주로 일본에서 전해진 기 치료법과 연관된다. 크리스털을 사용해 몸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신체, 정서, 영혼을 건강하게 한다. 뉴에이지 운동의 중심지인 애리조나주 세도나Sedona에 위치한 인찬트먼트 리조트Enchantment Resort의 미 아모 스파Mii amo spa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는 영적 치료법과 제례 의식, 영혼의 여정 프로그램과 향기로운 오일을 이용해 신체의 일곱 개 에너지 중심점을 명료히 하고 정렬하는 차크라 밸런싱chakra balancing이 준비되어 있다. 숙식이 포함된 미 아모 저니 3일 패키지가 비수기 기준 1인당 약 590만원부터다.
miiamo.com

 

 

글. 루시 길모어LUCY GILLMORE
사진. 게티, 마르코 디아니, 마르코 디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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